[현장속으로] 월미도 인천항 갑문 매립지
시 재정난에 친수공간 매입 차질… IPA 4년째 방치
진입로 곳곳 ‘뾰족뾰족’ 철근 노출… 시민들 위험천만
“전망은 무척 좋은데, 잘못하면 사람들이 다치겠어요.”
20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중구 월미도 인천항 갑문 인근 자갈로 덮인 광장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방파제 위에서는 낚시가 한창이다.
인천항 갑문 친수공간인 이곳은 인천항만공사(IPA)가 지난 2010년 바다를 메워 만들었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진입로 곳곳에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철심이 날카롭게 솟아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아슬아슬하게 입구를 통과한 사람들 앞에는 녹슨 군 경계초소가 나타난다. 초소는 인근 회센터와 불과 1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관광객이 폐타이어로 축대를 쌓은 진지를 올라가도, 빈 드럼통을 발로 차도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주민 A씨(60)는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사람들이 축대에 오르다 떨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IPA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IPA가 150억여 원을 들여 북성동 1가 106의 7·8에 친수공간(2만 462.6㎡)을 조성했지만, 시의 부지 매입이 미뤄지면서 소유주인 IPA가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임시 개방을 요구하던 한 주민이 출입을 막던 펜스 80여m를 임의로 뜯어내면서 통제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IPA는 여전히 출입통제 원칙만 고수하고 있어 애꿎은 시민만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
관할 지자체인 중구는 안전관리 및 군 초소 이전, 불법행위 계도를 책임지겠다며 지난 1년여 간 IPA에 7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내는 등 임시개방을 요청하고 있지만, IPA는 묵묵부답이다.
개방에 있어 IPA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시의 부지 매입 보류도 지난해 말 시가 매입계획을 세워 ‘오는 2015년부터 3년간 분할 납부하겠다’고 통보해와 해결됐지만, 수개월째 임시개방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관리도 하지 않으면서, 임시로 관리해 주겠다는 구의 요청마저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IPA 관계자는 “안전문제 탓에 펜스를 다시 쳐 확실하게 출입을 통제하려 했지만, 여건상 어려웠다. 시와 협약해 부지를 조성한 만큼 독단적으로 임시개방을 할 수도 없었다”면서 “최근 시의 매입계획이 세워져 최소한의 임시개방 논의는 가능해졌다.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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