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능기부재단, 서구문화회관에 실버카페 1호점
성옥지씨(60·여·검암동)는 공인중개사를 그만두고 평소 꿈꾸던 바리스타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창업을 노렸지만, 돈이 부족해 고민하다 ‘실버스푼’에서 황혼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홍신표씨(67·경서동)는 대학행정직을 은퇴하고 지난해 9월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자녀와 함께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인천에서 터를 잡은 그는 “낯선 곳에 오니 할 일도 없고 적적했는데, 항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한국재능기부재단이 서구문화회관 로비에 실버카페 ‘실버스푼’ 인천 1호점을 개점했다.
성옥지·홍신표씨와 같은 60세 이상 노인 8명이 운영하는 실버스푼은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화려함은 없지만, 황혼이 깃든 깊은맛을 담아낸다.
재단 측은 노인 건강 등을 고려해 매주 월요일은 휴점하고, 4명씩 격일로 근무하는 원칙을 세웠다. 이들이 격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해 받는 급여는 시급 5천210원을 적용해 월 100만 원 정도다.
하지만, 공간 임대료와 커피 등 재료비를 감안할 때 매월 800만 원에 달하는 전체 인건비를 벌어들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전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노인에 대한 선입견까지 겹쳐 매출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프랜차이즈가 커피 한 잔에 4천 원을 받지만 이곳은 2천500원으로 저렴하다.
결국 부족한 인건비는 모두 재단 측이 지원한다.
황찬영 한국재능기부재단 경인지사장은 “실버스푼은 노인 복지사업이다. 수익을 목적으로 출범하지는 않았지만, 매출 증대는 솔직히 풀어야 할 숙제다”고 말했다. 실버스푼을 수익사업이 아닌 노인고용창출을 통한 치매 및 우울증 예방 등 복지사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전시는 실버스푼을 노인복지사업으로 보고 조례를 통해 임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인천시는 단 한 푼의 지원도 없다.
인천의 지난해 고용률은 55~59세까지 69.7%로 높은 편이나 60세가 넘어가면 38.8%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65세가 넘어가면 30% 수준으로 떨어진다.
황찬영 지사장은 “실버스푼은 60세 이상 고령 취업의 대안이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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