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세계최대 거래소 파산신청 … ‘존폐’ 기로에

인터넷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현주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모으며 ‘대세’로 떠올랐던 인터넷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인 일본 마운트 곡스가 지난달 28일 파산을 신청함에 따라 화폐로서의 신뢰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가상 화폐’의 가치를 유지하며 투자처로서의 지위를 이어나갈지 아니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현주소에 대해 살펴봤다.

▲ 마운트곡스의 파산신청으로 반토막난 비트코인

잘나가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크게 꺾인 것은 세계최대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파산신청을 하면서부터다.

마운트곡스는 지난달 28일 “해킹 등 사이버 공격으로 4억7천만달러, 한국돈으로는 5천억여원에 해당하는 85만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고 밝히며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도난 금액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물량의 7%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천200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550~600달러 수준으로 반토막나 버렸다.

지난해 11월 155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의 비트코인도 현재 60만원대로 폭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따라 비트코인이 화폐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 마운트곡스 파산, 일시적인 혼란에 그칠까

비트코인은 발행량을 통제할 수 있고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각국에 거래소가 만들어지고 비트코인을 돈 대신 받는 매장까지 생겨날 만큼 빠르게 확산됐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 또한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최근 마운트곡스가 파산하는 일까지 빚어지면서 존재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보안ㆍ관리상의 문제는 언젠가 한번쯤은 발생할 문제였으며 해결책이 나오는 대로 안정적인 화폐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비트코인거래소 코빗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파산했다고 해서 그 원인을 실물화폐 자체의 문제로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마운트곡스의 파산은 비트코인 자체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라며 “마운트곡스의 파산으로 당분간 혼란은 있겠지만 비트코인의 투기화를 상징했던 마운트곡스가 파산한 만큼 혼란이 진정되는 대로 안정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고개드는 비관론

하지만, 비트코인을 규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비관론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마크 윌리엄스 보스턴대 재무학과 교수는 “마운트곡스 사태는 비트코인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드러낸 축소판”이라며 “분권화된 거래 방식, 익명성, 약한 통제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소비자금융보호청(CFPB),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이 비트코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금융계 밖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규제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일본 또한 비트코인을 ‘투자상품’으로 규정하고 과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세계를 강타했던 비트코인이 낙관론자들의 주장대로 안정적인 화폐로서 자리매김하게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비트코인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존폐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묻지마식 투자를 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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