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학산학’ 너무 어렵고 수업시간 애매모호… 절반 중도 포기

평생학습도시 표방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수강생 냉담’
1기 50%ㆍ2기 29%만 수료… 반쪽짜리 프로그램 전락

인천시 남구가 평생학습도시를 표방하면서 지역의 인문학인 ‘학산학’을 개발해 강의하고 있지만, 많게는 수강생 절반이 중도 탈락하는 등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구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주민 주도형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해 남구의 인문학을 학산학으로 명명하고 이와 관련된 평생학습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역사·인물·유산은 물론 논어·소학 등 동양철학까지 배우며 정체성을 가진 지혜로운 시민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학산학 아카데미 1기는 34명이 신청했지만 17명(50%)만 수료했고, 2기는 21명의 신청자 중 고작 6명(29%)만 수료했다.

학산학스토리텔러 양성과정은 130명의 신청자 중 94명(72%)이 수료했고, 학산선비대학도 신청자 47명 중 29명(62%)만 수료했다.

또 신청하자마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은 수강생도 30~40%에 달한다.

이처럼 수강·수료율이 낮은 것은 수강 신청자의 개인적인 사정뿐만 아니라, 기대와 다른 강좌 내용과 이전 평생학습 강의와 중복, 취업 연계로의 불확신 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학산학스토리텔러 양성과정은 강의시간이 오후 2~7시다 보니, 수강생의 상당수인 주부들이 오후 5~7시에 저녁식사 준비 등으로 강의도중 나가는 일도 잦다.

게다가 학산학 강좌가 항상 중국 고전 강의를 포함하고 있기에 수강생들이 이런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워 포기가 잦고, 2개의 강의 이상을 듣고 싶어도 수업시간이 겹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입 및 심화과정으로 나뉜 학산스토리텔러 과정은 강좌 내용이 대부분 중복, 수강생들이 흥미도 반감되고 지루해하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모든 과정을 수료해 학산학스토리텔러 전문강사가 돼도, 강사 활동 횟수가 적어 수업의 질이 높아지지 않는다. 수료자 14명 중 실제 강의는 고작 1인당 월 1~2차례다.

이 때문에 구가 수강생의 연령대를 고려해 강의 내용·방식을 새로 개편하고 강사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활동 지원을 해 학산학 강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역사 등에 관심 있는 주민들의 학업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줬다고 본다”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 학산학 평생학습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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