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시교육감 선거, 정치화 옳지 않다

인천시교육감 선거판의 정치화가 우려되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선거 홍보용으로 사용하거나 특정 정당 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등에 올려 공개하는 등 스스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자초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감 예비후보들이 특정 정당 또는 유력 정치인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려는 얄팍한 사술(詐術)이다. 졸렬한 꼼수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의 교육감 선거 운용기준을 보면 교육감 선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후보들이 현수막에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사용, 유권자의 지지를 유도하려는 시도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또 후보들은 정당대표·국회의원·당원협의회장 등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과 동일시하는 인물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홍보물에 게재할 수 없다.

인천시 선관위의 이 같은 선거 운용기준은 교육감 후보의 정당 공천을 배제한 현행법 취지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민주·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추천된 이청연 예비후보는 선거 사무소 건물에 새정치연합을 상징하는 파란색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봄맞이 대청소 산행에 파란색 외투를 입고 신동근 새정치연합 인천시당 위원장 등 새정치연합 인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보수성향의 김한신 예비후보도 선거 사무소 건물에 새누리당 상징 색깔인 빨간색 바탕의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빨간색 외투를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나고 있다. 또 그는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 관련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하면서 새누리당 중진의원과 단둘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또 같은 당 다른 중진의원과 찍은 사진을 비롯해 새누리당 인천시의원 예비후보들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같은 보수성향의 안경수 예비후보도 빨간색 현수막을 내걸고,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름을 밝힌 사진과 글을 게재하고 있다.

누가 봐도 교육감 예비후보들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사례들이다. 이같이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이 보수와 진보성향으로 나뉘어 교육감 선거를 보혁 대결의 정치판 싸움으로 이끌려는 것은 옳지 않다.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특수성과 자주성,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들이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교육감 선거의 정략적 도구로 사용하고서 당선 후 어떻게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들은 이제라도 당선에만 급급해 인천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손상시키고 선거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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