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옷 빌려와 미안하다던 유모양 사연 본보 보도 후 힘이 되고 싶어요… 후원 문의 줄이어
교수에 주부까지 ‘따뜻한 손길’
월드비전 경기본부도 지원키로
배가 침몰하는 와중에도 여동생에게 “네 옷을 다 가져와서 미안해”라는 문자를 보낸 뒤 실종된 기초생활수급 가정의 장녀 유모양(17)의 안타까운 사연(본보 24일자 1면)이 본보를 통해 알려진 이후 후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본보의 보도를 접한 독자들은 유양 등 저소득층 희생자 가족에게 후원금 및 생필품을 보내는 방법과 장기후원 가능 여부 등을 물으며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남았음을 증명했다.
24일 캄보디아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독자 L씨는 “안산에서 18년을 살았는데 이런 고통이 찾아와 뭐라 말을 할 수 없다. 나이 먹고 이렇게 눈물을 흘릴 줄 몰랐다”며 “장기적인 후원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연락해 왔다.
또 광명에 사는 서른살 주부라고 자신을 밝힌 독자는 “어릴 적 편모 아래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자랐고 이제 3개월 된 딸을 키우는 처지라 남일 같지 않다”며 “쌀이라도 택배로 보낼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한 아르바이트생은 “동생과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와 기사를 읽었는데 가슴이 아파 자꾸만 생각이 난다”며 “한 달 아르바이트비 50만원으로 생활하는데 여윳돈이 10만원 정도 남으니 적은 액수나마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P 공동구매 사이트 회원들은 유양 가족의 두 달 생활비로 400만원을 모금 중이라고 밝히는 등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저소득층 희생자 가족을 돕겠다고 나섰다.
특히 한 독자는 “어릴적 나도 동생과 옷다툼을 많이 했는데 경기일보에서 유양의 사연을 보고 그때가 생각나 한없이 울었다”며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고통을 씻을 수 있도록 보태겠다”고 전해왔다.
이 외에도 “학창시절 넉넉지 않은 형편에 부모님께 옷 투정을 했던 생각이 나 속이 상한다”, “미국에 사는 주부인데 멀리서라도 후원하고 싶다”는 등의 자발적인 도움 연락이 잇따랐다.
특히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 경기지역본부 역시 사연을 접한 뒤 안산시무한돌봄센터에 유양 등에 대한 긴급아동지원사업을 지원하겠다는 공문을 접수한 상태다.
구재원ㆍ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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