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천고 ‘아버지의 날 세족식’
“아버지의 발이 이렇게 작고 하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인천 송천고등학교가 마련한 ‘아버지의 날’ 세족식에서 성연빈군(18·2년)은 생전 처음 아버지의 발을 씻겨 드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버지 성태현씨(46)도 떡두꺼비 같은 아들의 손이 자신의 발을 어루만지는 순간 아들의 어릴 적 모습과 그동안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쉴 새 없이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 주마등같이 뇌리를 스쳐가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
송천고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14일 부자(父子)가 함께하는 ‘아버지의 날’ 행사를 마련, 50여 명의 학부모와 학생이 서로 생각을 알아보고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2인 줄넘기, 단체 줄넘기, 2인 3각 달리기 등 스포츠 힐링 캠프는 아들과 땀을 흘리며 부자지간 정을 나누기에 충분했고, 아버지의 발을 씻겨 드린 후 뜨거운 포옹으로 마무리한 세족식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했다.
송천고는 Family Designer 강사를 초대해 부모의 신분과 역할, 자녀 간 소통 문화를 만드는 강연을 마련해 아버지들의 호응을 얻었고, 학생들은 아버지께 평소 하지 못한 말을 편지로 전달했다.
송천고 이광석 교장은 “어버이날에 즈음해 아버지의 날 행사와 인근 어르신을 모신 경로잔치,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한 사랑의 연탄 배달 등을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다”며 “경로효친의 자세를 키우고 실천하는 효행교육에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와 호응도가 해마다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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