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시가지=野, 신도시=與 등식변화 촉각… ‘모라토리엄’ 최대 쟁점

[포커스] 성남시

성남 유권자들의 표심은 항상 본시가지와 신도시로 나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서울 이주민들이 정착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수정·중원지역과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중산층이 많아 ‘제2의 강남’으로 일컫는 분당·판교신도시가 100만명의 시민중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이들의 공식화된 표심이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90년대초 분당신도시가 조성된 이후 본시가지는 야당, 신도시는 여당이라는 등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선 이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본시가지는 새누리당 후보가 선전하고 반대로 분당·판교신도시는 새정치민주연합후보가 약진하는 역 현상을 보이고 있다.

■ 전 국회의원과 현 시장의 2강 구도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후보는 단연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후보다. 이들 후보간 격돌은 지난해 4월 19대 총선이 끝난 뒤부터 시작됐다.

충북 영동 출신의 새누리당 신영수 후보는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하자 곧바로 성남시장으로 방향키를 전환했다.

신 후보는 당내경선 과정도 치열하게 치르고 올라왔다. 전직 성남부시장 출신 2명을 비롯, 전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전 성남시의회의장, 전 분당구청장 등 쟁쟁한 맴버들과 경선을 벌여 후보로 선출됐다.

국회의원시절 국토해양위 소속으로 성남시의 숙원인 성남비행장 고도제한 완화, 본시가지 재개발사업 활성화 등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벌여 시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이에 맞서는 경북 안동 출신의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의회 의장 출신의 후보와 경합을 벌였으나 경선 없이 중앙당 공천을 받고 지난 14일 시장실을 떠나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지난 4년간 ‘시민이 주인인 성남’, ‘시민이 행복한 성남’이라는 시정모토 하에 호화청사로 낙인찍힌 성남시청사를 시민들에게 개방, 연간 100만명이 찾는 명소로 바꿔놓은 장본인이다.

또 지난 4년동안 2천억원을 복지 예산으로 편성, 사각지대에 놓인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복지성남’으로 탈바꿈 시킨 시장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이외에 통합진보당에선 정형주 후보가 15일 등록을 마쳤고 전 경기도의회 의장 출신 허재안 후보는 당초 새정치민주연합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나섰다 탈락하자 군소정당인 새정치국민의당으로 갈아타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전 분당구청장 출신 박영숙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전에 합류했다.

■ 유권자의 판단 기다리는 쟁점

이재명 후보는 시장 취임직후인 2010년 7월 시의 비공식 부채가 7천285억원에 이르자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하고 부채청산을 위한 4개년 계획을 내놨다. 이후 지난해말까지 부채를 모두 갚아 모라토리엄을 졸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영수 후보는 모라토리엄 선언 당시 성남시는 전국 시·군 중 재정자립도가 1위였다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성남 본시가지의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 하면서 수정·중원지역의 유권자들은 이를 지지여부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이 후보는 후보등록 직전 수정·중원 본시가지 주거환경 정비사업을 2020년까지 완료하기 위해 매년 500억원씩 적립해 1조원의 적립 기금으로 정비사업을 완료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신 후보는 성남시가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법령통과로 분당신도시 아파트의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는 점도 중요한 표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일찍이 시범사업단지를 선정하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신 후보는 18대 대선당시 도시재생특별본부장을 맡아 제안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결실을 맺었다며 리모델링 추진단지 전체에 차등없이 공공관리제를 도입하고 이주단지를 조성, 전세대란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 뒤바뀌는 본시가지와 신도시의 표심

저소득층과 중산층, 보수와 진보, 전국 8도 출신이 적절히 모여 살기 때문에 성남은 선거 때만 되면 ‘미니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야당성향을 보여온 본시가지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여당후보가 약진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여당텃밭으로 일컬어온 분당신도시에선 야당이 약진하는가 하면 당대표 출신끼리 맞붙은 지난 19대 총선 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를 누르고 배지를 달기도 했다.

이처럼 표심이 바뀌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입주가 완료된 판교신도시의 표심 읽기도 후보들의 몫으로 남고 있다. 판교신도시는 1천여개에 달하는 기업이 입주한 판교테크노밸리로 인해 20~30대의 젊은층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판교지역을 지역구로 한 통합진보당 소속 시의원이 탄생했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게 지역정가의 평이다.

성남=문민석기자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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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신영수 후보는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R&D, 대학, 주거가 결합된 융·복합형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우선으로 꼽는다. 이어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창조적 복합문화거점과 문화벨트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재명 후보는 ‘2020년 삶의 질 세계 100대 도시 도약’이라는 정책목표를 세우고 정치는 시민의 세금으로 시민의 공공복리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7대 시민행복권 보장정책과 시민행복재원 1조5천억원 조성을 약속했다.

새정치당 허재안 후보는 본시가지 재개발에 주민들의 추가부담이 없도록 하고 분당지역은 피부에 와 닿는 리모델링과 도시재배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소속 박영숙 후보는 보편적 행정으로 출신지역과 계파를 타파하는 화합도시, 여성과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한 건강도시, 정치와 권력, 이권에 휘둘리지 않는 청렴도시 성남건설을 제안했다.

성남=문민석기자sugm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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