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무용단 퍼포먼스 ‘화풍’, 30~31일 道문화의전당 초연
신윤복과 김홍도과 함께 조선시대 3대 화가로 손꼽히는 오원(吾園) 장승업(1843~1897).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왕실에 드나들면서도 틀에 얽매이기를 거부한 그는 자유로운 예술혼을 가진 거장으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지난 2002년 개봉된 영화 ‘취화선(감독 임권택)’에 일부 드러나있다. 클래식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3인조 실내악단 ‘트리오 오원’은 그의 예술세계를 흠모한 나머지 그의 호를 따 이름을 짓기도 했다.
그의 예술혼을 몸짓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오는 30~31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초연되는 경기도립무용단의 퍼포먼스 ‘화풍’을 본다면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경기도립무용단은 본공연을 열흘 가량 앞둔 지난 19일, ‘화풍’의 연습장면을 공개했다. 김정학 상임안무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30여명의 무용수들이 무대를 수묵으로 채색하기 위한 몸짓을 이어가고 있었다. 무용수들은 손끝 하나부터 발 디딤새 하나에도 장승업의 호방한 필묵법과 정교한 묘사력을 담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실존 인물을 무용극화해 생생하고 참신하게 표현하고, 그의 작품을 이미지텔링하는 작업은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손색이 없다.
특히 영상과 무대의상, 소품을 이용해 조선말기 문화적 배경은 물론, 상상력을 더해 창작미를 더 할 예정이다. 한국의 멋과 정취, 의식을 춤속에 담아 한국 전통 무용의 맥을 재편성해 새로운 한국 창작 무용을 빚어내는 경기도립무용단의 탁월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프로그램은 총 7장으로 나뉘어지며, 붓을 휘두르는 화휘(畵揮), 그림의 품격을 다룬 화격(畵格), 그림을 그리는 올바른 도 화도(畵道), 그림 속의 뜻 화의(畵意), 그림 가장자리에 번지는 먹물을 표현한 묵훈(墨暈), 먹을 다시 묻히지 않고 한 번에 그린 일필(一筆), 사계도 생사일여(生死一如)로 표현된다.
김정학 상임안무가는 “권력과 관습에 속박 받지 않겠다는 오원 장승업의 순수한 예술혼을 창작무로 표현하게 돼서 스스로도 기대가 된다”면서 “장승업이 화선지 위에 인생행로 발자취를 그렸던 것 처럼, 그의 작품들을 무대 위에 몸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30일 오후 7시30분, 31일 오후 5시에 행복한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문의 (031)230-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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