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소행 괘씸해도 인천AG 참가 환영한다

북한의 이중적 태도가 치졸하고 가증스럽다. 그동안 인천아시안게임(인천AG)참가 여부를 함구해온 북한이 남북 긴장을 유발해놓고 느닷없이 선수단 파견을 발표했다. 북한이 인천AG(9월19일~10월4일)대회에 선수단 파견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 23일이다. 북이 하루 전인 22일 연평도 우리 수역에서 경계 임무 중인 한국군 함정 인근을 포격한지 하루 만이다.

북은 23일 오전까지 포격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한국군이 먼저 포격했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오후 선수단 파견을 발표했다. 그들의 화공(和攻) 양면의 상투적 이중성이 괘씸하고 찜찜하지만 우리는 대범하게, 그리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그들의 인천AG 참가를 환영한다. 모든 국제 대회는 회원국 전부가 참여하는 ‘퍼펙트 대회’라야 빛나기 때문이다.

북한의 참가 발표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전 회원국 선수와 임원 1만3천명이 36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고, 취재진 7천명이 취재 경쟁을 벌인다. 또 20만명의 외국인을 포함 국내외 관람객 200만명이 인천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AG를 통해 인천이 아시아의 허브도시는 물론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또 다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미녀 응원단을 파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했다. 특히 2005년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응원단의 일원으로 인천을 방문했다. 북한은 이번 발표에선 선수단 규모와 응원단 참가 여부를 밝히진 않았다.

따라서 남과 북은 앞으로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이나 응원·한반도기 사용 여부 등 문제들을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논의해야 한다. 북은 이 같은 문제점들을 순조롭게 논의할 수 있게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남북 간 스포츠 행사는 대표적 민간 교류로서 경색국면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인천AG 참가가 납북관계 변화의 전기가 될 것인지에 대해선 부정적 우려가 없지 않다.

북한의 인천AG 참여가 집권 3년차를 맞은 김정은 체제의 이미지 개선과 국제고립 탈피의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북은 때 없는 도발과 툭하면 핵실험 위협을 일삼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스포츠 교류는 역겨울 뿐이다. 북은 이런 못된 짓들을 멈춰야 대회 참가국들의 화합 속에 인천AG가 40억 아시아인의 평화축제로 승화될 것이다. 남북 화해의 계기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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