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천 계양구청장 선거
인천시 계양구는 도농 복합도시로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이 다양해 선거마다 변수가 많은 지역이다. 또 최근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계양구에 청장년층이 유입되면서 새로운 정치 풍토를 희망하는 유권자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성향의 유권자가 고루 분포한 계양구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구의 오랜 숙원사업인 서운산업단지 조성과 경인아라뱃길 주변 지역 발전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현안부터 일자리 창출, 문화시설 확충 등 장기적 해결 과제가 산재해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60)와 새정치민주연합 박형우 후보(56), 무소속 조동수 후보(62) 모두 지역개발, 문화 등 유권자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약을 내걸고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의 공약 세부 내용과 추진 방향이 서로 달라 구민 34만 3천360명(4월 말 기준)의 마음을 어느 후보가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4년 만의 리턴매치 ‘변수 지뢰밭’ 예측 불허
이번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형우 후보가 경쟁했던 지난 2010년 지방선거의 재판이다. 다만, 지난 선거에서 이익진 전 계양구청장 등 3명의 무소속 후보가 참여한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에는 무소속 조동수 후보 한 명만이 새로운 경쟁자로 나섰다.
지난 선거에서 박 후보가 7만 19표(53.97%)를 얻어 4만 1천807표(32.22%)에 그친 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번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박 후보와 설욕을 다짐하는 오 후보가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또 이들 사이에 조 후보가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3파전 선거 구도에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계양구는 야당의 색이 짙은 곳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을 비롯해 광역의원석을 당시 민주당이 모두 차지했고, 2개의 지역 국회의원석도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계양갑)·최원식(계양을) 의원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계양구청장 선거에서 또다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한다고 보기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서운산단 사업 추진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이고, 경인아라뱃길 시설 및 업무 이관 등 문제와 재정난 등 지역 현안이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직 구청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박 후보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공천과정에서 생긴 잡음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 후보가 박 후보를 저격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향한 표심을 양분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선거 이후 설욕을 다짐하며 꾸준히 얼굴을 알려온 오 후보의 약진도 이번 선거의 큰 변수이다.
■ ‘재선’ 박형우 vs ‘설욕’ 오성규 vs ‘추격’ 조동수
새정치민주연합 박형우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계양구청장직을 맡으며 개청 이래 최대 규모 사업인 서운산단 조성을 가시권까지 끌어올리고, 매년 반복되는 재정난 속에서도 큰 무리 없이 구정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역 토박이로 인맥이 탄탄하고, 교육·문화 등 유권자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이어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과 소통하는 계양구’를 내세워 지난 4년 동안 주민과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지지세력을 다지는 등 현직의 이점을 꾸준히 살려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계양구협의회장, 계양구 생활체육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역 내 인지도를 넓혀왔다. 또 새누리당 인천시당 정세분석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 공헌도도 매우 높은 인사로 뽑힌다. 특히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지역에서 입지를 굳혀온 것은 물론, 지역 환경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끊임없이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매진해 만만치 않은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등 설욕전을 준비해 왔다.
무소속 조동수 후보는 철수산악회 계양구지회장을 지낸 데 이어 현재 정책네트워크 내일 인천실행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 내 안철수 지지세력의 선봉주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컷오프)으로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 후보는 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냈고, 호남향우회 회장을 맡는 등 다른 후보에 뒤지지 않는 지지세력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조 후보는 앞서 4대 구의원을 역임하면서 지역 현안에 앞장서 온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후보와 마찬가지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나와 무소속으로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선 하승보 중구청장 후보·우윤식 연수구청장 후보 등과 연계해 다양한 선거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복병이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이것만은 꼭 하겠습니다
새누리당 오성규 후보는 경인아라뱃길 주변 신도시 지정 검토 추진, 지역경제 활성화로 더 많은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아라뱃길 주변에 도·농 복합도시를 건설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도시 인근 농촌체험형 관광지 및 휴식·레저공간 등을 조성해 아라뱃길 주변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구의 오랜 숙원사업인 서운산단을 52만여㎡ 규모로 조성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취업알선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구직자에게 일자리를 지원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구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와 고용 안정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형우 후보는 계양구를 인천 최고의 명문학군이자 교육문화 도시로 만들고, 지역개발과 일자리를 창출해 활기찬 경제도시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박 후보는 매년 65억 원 규모의 무상급식 및 우수 농·축산물 학교급식을 지원하고, 계양아트홀 건립을 비롯해 효성동·장기동 일대에 실내체육시설 건립 등을 약속했다. 또 오는 2016년까지 서운산단을 조기에 완공하고, 효성동·다남마을·갈현동 등에 구민 편익도로를 개설해 지역개발을 이룬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무소속 조동수 후보는 방치된 재개발·재건축 사업 계획의 현실적인 접근 해결, 계양산 일대 대단위 테마파크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년째 방치된 효성동 등 지역 내 재개발·재건축 구역에 대해 대규모 종합 개발 접근방식이 아닌 현실적인 소규모 지역별 접근방식을 도입해 주민 간 이해관계를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또 계양산 일대와 경인아라뱃길 주변에 대기업과 연계한 테마파크 조성 등을 지역개발의 대안으로 내걸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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