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안전한 학교 최우선 혁신교육 지속 추진”

모두 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6·4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보진영을 결집시킨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 당선자는 무엇보다 임기동안 생명을 중시하고 존중하는 교육과 안전한 학교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임 육감의 뒤를 이어 혁신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 경기지역 학생들이 전국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로부터 향후 경기교육 운용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음은 이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후보 난립 등으로 선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당선소감은.

먼저 세월호 참사로 생사를 달리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보낸다. 그리고 실종자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승리로 인한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이 어깨를 누른다.

가장 먼저 학부모, 교사 그리고 지역사회의 주민들과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는데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

희생자들의 이름이 잊혀 지지 않고 아름답게 기억되게 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겠다.

또한,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 낙후 시설, 개발 지역을 찾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

이를 위해 이번에 당선된 각급 자치단체의 단체장들과 긴밀히 협의하겠다.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보수인사를 아우를 방안이 있다면.

교육은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교육은 학생이 중심이다. 보수로 자처했던 분들이라도 하더라도 학생을 중심에 두는 마음은 같다고 본다. 타 후보의 정책공약도 검토해 우리 교육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

-앞으로 추진할 최역점 정책 및 공약은.

생명과 안전이다. 생명을 중시하고 존중하는 교육과 안전한 학교를 최우선으로 하겠다. 그 바탕 위에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행복한 경기교육 이룰 것이다. 여기에 협동조합 등으로 마을과 학교가 아이를 함께 키우는 마을교육공동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

-현재 경기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과 장점은.

경기교육의 장점은 저력이다.

혁신학교가 2009년 13개 학교에서 출발해 올해 282교로 20배 이상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교사ㆍ직원ㆍ학부모님ㆍ지역주민 및 잠재력이 풍부한 학생들 덕분이다. 행복하고 창의적인 학교는 경기도의 힘이다.

이러한 저력이 충분히 발휘돼 혁신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앞으로 4년 동안 노력하겠다.

문제는 재정여건이다. 공무원 인건비 5천2백억원을 편성하지 못할 정도로 도교육청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이 부분을 조속히 해결하도록 전심전력 다할 것이다.

-만성적인 경기교육 재정 악화를 위한 해결방안은.

정부가 중앙정부 사업의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겨 교육청 재정 여건이 어렵다.

누리 과정이 대표적인데, 2012년 4천45억원에서 2013년 7천284억원과 2014년 9천233억원 등 3년 사이에 2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초등돌봄교실 사업이 새롭게 시작됐고 고교 무상교육도 앞두고 있다.

교육감이 되면 가장 먼저 경기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연 2조원 이상을 추가 확보하고자 중앙정부와 국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겠다.

또 경기도 법정 전입금 외에 광역과 기초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교육지원경기를 최대한 확보해 필요한 영역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전임 교육감의 혁신학교 및 무상급식의 지속 여부는.

확대할 생각이다.

혁신학교는 현재의 282교에서 적정 수준까지 늘리고 흥덕고 같은 혁신고등학교를 육성하겠다.

혁신학교의 좋은 교육 프로그램은 다른 학교로 널리 전파하면 경기교육이 동반성장하는 밑거름 될 것이다. 무상급식은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

초등학교 체험학습비와 수학여행비 무상을 추진하고, 학습준비물비 지원과 고등학교 교과서 지원 등에 힘쓰겠다.

-전국 최하위 학력수준을 끌어올릴 방안이 있다면.

경기도 학생들의 학력은 전국 최하위가 아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놓고 최하위권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능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 상위권 학생들은 전국 평균보다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있다. 문제는 양극화다. 상위권은 잘하는데 하위권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학교 확대, 학습클리닉센터 확대, 또래학습과 학습멘토링 활성화 등 여러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할 것이다.

-학생 및 교사, 학부모, 학교안전을 위한 정책 및 대안이 있다면.

우리 경기도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충분히 탐색하면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경기형 꿈의 학교를 만들겠다. 학생인권조례의 내실을 다져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것이다.

선생님들을 위해서는 교권보호조례 제정으로 교권을 확립하겠습니다.

교원연구년제 확대 등 전문성 신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인사제도를 혁신해 수업과 학생지도 잘하는 선생님이 우대받는 풍토를 만들겠다.

학부모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초등학교 체험학습비 무상 등 학부모 부담을 경감해 우리 학부모들의 고민과 근심을 덜어드릴 것이다.

학교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시설을 종합점검하고 개선하겠다.

체험학습을 학생 주도의 소규모 테마형으로 바꾸고 코스와 기관에 대한 안전인증제를 실시해 교육적이면서도 안전한 수학여행이 되도록 힘쓰겠다.

-지역별 학력 편차를 해결할 방안은.

경기교육격차 해소 조례를 제정하고 학습클리닉센터를 확대하겠다. 뒤처지는 지역에 혁신학교, 혁신교육지구,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고교평준화에 대한 의견과 확대 여부는.

고교평준화는 고입경쟁 완화, 고입 사교육비 경감, 고등학교 균형발전,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화 등의 장점이 있다. 인성과 학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주민의 요구가 있고 여건이 성숙한다면 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확대할 생각이다. 이 경우 그 지역의 고등학교 균형발전에 특히 심혈을 기울여 명실상부한 상향평준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학부모ㆍ교사ㆍ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 조금 뒤처져도 놓치지 않고 함께 손잡고 가겠다. 교사의 과중한 행정업무를 줄여서 학생만을 위해 헌신하고 교육할 수 있도록 돕겠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 공교육만으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원에서 하는 모든 일들을 학교 안에서,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함께 학생들이 해결해 나갈 수 있게 하겠다. 교육은 필생의 과업이었다. 그동안의 경험과 경륜 그리고 의지로 경기교육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이재정을 만든 사람들

‘행복한경기교육희망연대’ 진보 결집 일등공신

권오일ㆍ이재삼ㆍ최창의 등 ‘아름다운 경선 경쟁’ 단일화 힘 보태

송성영ㆍ김상근 등 공동선대위 12人, 본선 레이스 ‘그림자 수행’

이재정 후보의 당선은 진보진영의 ‘민주적 교육개혁 단일후보’로 선정된 것이 원천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말 진보 계열로 분류되는 각 시민단체들로 결성된 2014행복한경기교육희망연대는 도민들의 참여를 통해 민주적 교육개혁 단일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목표로 활동을 시작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선거에서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후보로 선정해 최종 당선에 큰 조력을 하기도 했던 곳이다.

이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에는 총 4명의 후보가 참여했는데 여기에는 이재정 당선자를 비롯해 권오일 전 에바다학교 교장, 이재삼 경기도교육위원장, 최창의 경기도 교육의원 등이 ‘아름다운 경선 경쟁’을 펼쳤다.

당선자는 경선 이후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세 후보를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선대위 체제를 강화했는데, 여기에는 세 후보와 함께 송성영 경기교육희망연대 대표도 활동을 하면서 당선에 공을 세웠다.

평택을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 기반을 갖고 있던 권 위원장과 남양주 지역에서 수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굳건한 지지기반을 확립했던 이 위원장, 고양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최 위원장 등이 모두 이 당선자의 본선 레이스에 팔을 걷어부치면서 진보 세력의 규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여기에 경선을 진행했던 각 캠프에서 숨은 공로를 세웠던 일꾼들이 캠프에 속속들이 합류하면서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들에 앞서 5명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위촉돼 김상근(전 민주평동 수석부의장), 유인종(전 서울시교육감), 청화스님(전 조계종 교육위원장,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최순영(전 국회의원), 윤숙자(전 참교육학부모회 대표) 위원장 등 총 12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체제가 구축돼 본선 경쟁의 원동력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캠프 출범 초기부터 궂은 일을 도맡아 해 온 조대현 대변인은 경선 과정과 본선 일정을 모두 후보자 옆에서 그림자처럼 보좌하면서 건강관리는 물론 일정관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일인 다역을 수행,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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