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개혁·검증 통과에 방점… 충청권 배려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 깜짝 발탁 배경과 의미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장고 끝에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보수 언론인 출신의 문창극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를 내정했다.

당초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조무제 전 대법관, 이석연 전 법제처장,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등이 거론됐지만 예상을 깬 깜짝 인사다.

청와대는 안대희 총리후보자 낙마 이후 2주 동안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한 개혁성과 도덕성을 기준으로 총리 후보자를 물색해 왔다. 그동안 6·4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이 전패하면서 충청권 출신 총리 발탁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박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자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한 것은 개혁성과 도덕성은 물론 직업과 출신지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문 후보자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주워싱턴특파원과 정치부장, 논설위원실장, 논설주간, 주필, 부사장대우 대기자 등을 지냈다. 이어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와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총무를 역임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사고 이후 인적쇄신 의지를 살필 수 있는 이번 인사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지만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언론인 출신을 등용한 것은 관피아 등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선 관료나 법조인 출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청권 출신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인선기준이다. 국가개혁을 책임질 위치인 만큼 지역 안배 차원에서도 그렇 6ㆍ4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충청권에서 참패한 것은 정부 요직에 이 지역 인사를 상대적으로 적게 쓴 데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는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해 개혁성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그동안 총리 후보자 하마평에 오르지 않던 인물이다. 지난달 28일 안대희 전 후보자 사퇴 이후 박 대통령이 인사를 원점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인 출신으로 관료 사회를 모르는 문창극 후보자가 관피아 개혁의 적임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 후보자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서의 내각 총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 검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30년 경력을 지닌 언론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직언을 할 수 있는 소신을 지닌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총리의 주요한 역할인 내각을 총괄해야 하는 리더십은 아직 검증된 바 없다.

더구나 현재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 사회를 개혁해야 하는 비상시국 하에서의 국무총리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문 후보자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책임 총리로서 대통령과 국민, 정치권 사이의 가교 역할을 다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정을 모르는 언론인 출신으로서 자칫 대독 총리, 식물 총리로 전락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노태우 정부 의전수석비서관을 지냈고 김영삼 정부에선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보, 안기부 2차장을 역임했다. 박 대통령과는 2004년 3월 한나라당 대표 선거를 도우면서 인연을 맺었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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