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도 법도 모두 실종되는 주말 궁평항

주말 화성 궁평항 가보니… 곳곳이 불법 천지… 안전의식 없었다

지난 14일 낮 12시께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 일대. 따가울 정도의 강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는 나들이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 친구와 함께 여름 바다로 더위를 식히러 나온 관광객들로 붐비며 항구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궁평항 수산물직판장에서 화성방조제 방면에 있는 갑문으로 향하자 안전불감증에 노출된 무질서한 현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화성방조제 준공 기념으로 조성된 널찍한 공원 안에는 마치 야영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텐트 수십 동이 들어서 있었다.

주말에 휴식을 취하러 나온 나들이객들이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치려던 찰나,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공사장에서나 볼법한 5t 덤프트럭과 레미콘 트럭이 잇따라 공원으로 진입했다. 공원 뒤편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발주한 2천992㎾급 태양광발전소 건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시로 대형 트럭들이 공원을 지나 공사장으로 들어섬에도 누구 하나 이를 신경 쓰지 않았다. 특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자아이는 트럭 뒤를 따라 공원 내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어 사고 우려도 낳았다.

공원 내부에 달린 ‘태양광발전소 건설공사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공원사용을 제한하오니 양해바랍니다’는 현수막이 무색하게 보란 듯이 그 뒤편에 텐트와 천막을 치기까지 했다.

한 현장 관리인은 “주말만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공원 내 일반차량 진입만 통제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다리 우정교에는 20여명의 낚시꾼들이 몰려 10여m 아래 바다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낚시꾼들은 연방 고기를 낚으며 서로 환호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낚시 금지. 추락 위험’이라 적힌 안내문은 뒷전이었다.

실제로 이곳은 낚시를 즐기던 사람들의 추락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엄격히 낚시를 통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낚시꾼은 “다들 낚시 금지인 것을 알면서도 여기를 찾는다”며 “고기도 잘 잡히니 쉬는 날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기 일쑤”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하지만 주말만 되면 궁평항에는 안전 불감증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날 공원 입구에는 사고 위험 때문에 공원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현수막과 태양광발전소 공사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줄지어 선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이관주기자 leekj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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