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경원대로 절개지 붕괴위험 방치 말라

지자체의 안전의식이 아직도 미흡하다. 수많은 행인과 차량이 통행하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경원대로변 절개지가 낙석과 붕괴위험이 높은데도 장기 간 방치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문제의 절개지는 십정동 금호어울림 아파트와 백운공원 사이에 있으며 30여 년 전 8차선 경원대로 개설 과정에서 함봉산을 깎았기 때문에 생긴 절벽이다.

공원 예정 부지인 이곳은 길이 950여m에 높이 16m로 대로변 산이 가파르게 깎여 있다. 심한 곳은 경사도가 70도 가량이나 된다. 다만 함봉산 측 사면은 옹벽과 대형 펜스로 관리되고 있지만 맞은편 절개지는 최근에야 형식적 그물 형태의 낙석 방지망과 담쟁이덩굴을 심어 시늉만 냈을 뿐이다. 주민들은 경사도가 가파르기 때문에 돌과 흙이 떨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려온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절개지 옆 인도는 상정초교·상정중·고교와 인천세무고 학생들의 통학로이며, 인근 백운공원을 찾는 주민들의 통행로이기도 하다. 관할 행정기관인 부평구도 비가 올 때면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위험지역이다. 수많은 차량들이 낙석과 산사태 위험이 있는 경원대로를 그런 사실도 모른 채 통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운전자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어쩌다 ‘낙석주의’표지를 보고도 ‘설마’하며 무심결에 통행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행정기관의 안전의식이 별로 달라진 게 없으니 한심할 뿐이다. 주민들은 공원부지인 위험한 절개지를 완만하게 깎아 공원을 조성하는 등 근본적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경원대로변 절개지가 낙석과 산사태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비탈면 경사를 완만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토목기술상 문제가 있는데도 돈 때문에 무리하게 추진했다면 이는 마치 대형 사고가 나기를 기다린 꼴이나 다름 없다. 더군다나 이 절개지는 공원 부지였기 때문에 애당초 완만하게 깎았어야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낙석 방지 그물망과 담쟁이덩굴을 심어 현재 위험한 상태는 아니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담쟁이덩굴이 어떻게 낙석과 산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건지 코미디 같은 얘기다. 또 이 관계자는 공원 조성사업은 예산 문제로 당장 추진이 어렵다며 무책임한 말만 늘어놓고 있다. 하루속히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천지역 지자체들은 관내엔 경원대로변 절개지 같은 위험한 곳이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그러잖아도 기상청은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예보하고 있다.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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