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산물’인줄 알고 아이들 먹였는데… 학교급식 구멍

인천 초·중·고 학교운영위연합

점검결과 급식업체 ‘포장 갈이’

납품 학교 12곳 감쪽같이 속여

교육청에 신고ㆍ해당학교 통보

인천의 한 급식업체가 일반 농산물센터 등에서 구입한 농산물을 농협 브랜드 농산물로 둔갑시켜 일선 학교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인천 초·중·고교 학교운영위원회 연합회(이하 학운위연합)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인천지역 급식업체 35곳을 점검한 결과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의 A 급식업체가 학교에 납품할 일반 농산물을 나눔 포장하는 과정에서 지역농협 브랜드 농산물로 둔갑시킨 정황을 포착했다.

A 급식업체는 수도권지역 일반 농산물센터 등에서 구입한 청양고추, 오이, 애호박 등 농산물을 인천지역 12개 학교에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 농산물을 납품하기 위해 나눔포장하는 과정에서 강원도 B 지역농협 명칭이 표기된 포장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를 비롯해 영양사 등 학교 관계자가 식재료의 안전이 보장된 농협 브랜드를 선호함에 따라 일반 유통망에서 구입한 농산물을 농협 브랜드로 둔갑시켜 학교에 납품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 급식업체로부터 농산물을 납품받는 학교들은 이 같은 둔갑 행위를 전혀 모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관계자는 “매번 점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급식업체를 신뢰하고 납품받았다”며 “A 급식업체와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보고,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해 계약 해지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급식업체 관계자는 “B 지역농협 명칭이 표기된 포장지는 나눔 포장할 때 사용할 포장지가 부족해 다른 업체로부터 빌려온 것일 뿐 악의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다”며 “농산물을 구입할 때 품질 등을 꼼꼼히 점검했기 때문에 안전에도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한편, 학운위연합은 A 급식업체를 인천시교육청에 신고하고, 농산물을 납품받는 학교 12곳에 이 사실을 모두 통보할 계획이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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