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 등 절개없이 통증 잡는다

안양윌스기념병원

환자 A씨(74)는 강도 높은 육체노동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며 자녀를 키우는데 열중했다.

한때는 주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유지해왔지만, 나이가 들면서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서서히 다리가 저려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100m만 걸어도 주저앉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효능을 보이는 듯했던 물리치료와 신경 주사도 시간이 지나자 소용이 없었다.

안양윌스기념병원에는 A씨처럼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쇄도하고 있다. 김재건 병원장은 “A씨와 같은 증상이라면 척추질환을 의심해야 한다”며 “질환이 심화하면 신경을 압박해 조금만 걸어도 앉고 싶고, 발목에 힘이 빠지거나 무릎이 꺾이는 등 보행에 장애가 온다. 심하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등 절개 안 하고도 척추 치료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 불안정증에는 척추간 융합술과 고정술을 시행한다. 전통적으로 등 부위를 절개하는 후방경유술이 활용되는데, 수술기구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신경을 과도하게 당겨야 하고 정상 조직에 손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특히 척추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수술 후에도 통증을 일정부분 감수해야 한다.

김 병원장은 전통적인 시술법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방경유척추유합술을 권장한다. 전방척추유합술은 배꼽 주변을 5㎝가량 절개해 앞쪽에서 환부에 접근하는 수술법이다. 내장기관을 피해 척추체의 전방부로 접근하여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척추 앞에는 근육이나 인대가 없어서 척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이 적어 입원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또한, 출혈량도 후방경유술은 500~1천cc가량인데 반해 전방경유술은 200cc 미만이다. 등 쪽에서 구조물을 넣을 때보다 척추 각도를 맞추기가 쉬워 수술 후 척추가 움직이는 범위가 더 커진다.

김 병원장은 “후방 융합술보다 척추체와 관절, 연부 조직의 손상을 상당히 줄일 수 있으며 수술 중 출혈이 적어 수혈에 대한 부담감도 훨씬 적다”며 “협착이 심하거나 척추전방전위증, 여러 번 수술을 받아 조직이 굳어진 재발성 디스크, 척추 불안정 등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협착 심하거나 재발성 디스크 등에 효과적

치료 기간ㆍ합병증 등 적어 환자 만족도 높아

윌스기념병원 ‘전방경유척추유합술’ 2천례 눈앞

보건산업원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술’ 선정

■윌스기념병원, 전방경유술 2천례 눈앞에

보건복지부 인증 의료기관인 윌스기념병원은 지난달까지 1천921건에 달하는 ‘전방경유 척추 융합술 및 고정술’을 시행했다. 병원이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수술을 받은 환자 1천633명의 임상사례를 분석한 결과 평균 입원기간은 5.8일이고, 수술 후 일상생활 및 업무로의 복귀 기간은 4~8주로 조사됐다. 합병증 빈도는 1.4%, 수술 후 만족도는 94.4%였다.

이에 따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전방척추유합술을 외국환자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 대표 의료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척추뼈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대동맥, 신장 등 중요한 장기를 지나야 하는 고난도 수술법인 탓에 국내에서 성공률이 95% 이상인 병원은 대학병원을 포함해 10곳 내외인 실정이다.

전방경유척추유합술의 권위자인 김 원장은 “척추질환은 생명을 앗아가는 병은 아니지만, 생활에 큰 불편을 가져다주기에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심장에 큰 이상이 없다면 누구나 전방경유술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보다 많은 환자가 수술을 통해 허리 건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