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그는 누구인가?
버스 타고 호텔 숙박료 직접 계산… 절약정신 투철
‘바깥으로 나가는 사목’ 중요하게 여겨 노숙자 등 돌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스페인어 발음으로는 베르고글리오로)다.
남미 출신의 베르골료 추기경은 어째서 교황 이름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다. 그럼에도 예수회가 아닌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설립자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1182~1226)를 따라 교황명을 지었다. 사실 예수회와 프란치스코회는 사이가 좋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교황은 “나에게 있어서 프란치스코는 가난과 평화,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대변인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사람, 평화의 사람, 피조물을 사랑하고 지키는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는 피조물과 그리 사이좋게 지내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저는 가난한 교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원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명은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다. 이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평생 걸었던 길을 따라 가난의 영성을 받드는 삶을 살겠다는 뜻이다. 확실한 것은 이 이름에 현 교황의 재임 활동 밑그림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12억 가톨릭 인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면서도 취임 직후부터 ‘작은 것’들을 택하며 청빈한 삶을 실천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이러한 삶은 교황이 되기 이전부터 그러했다.
지난 200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75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을 때 한밤중에 그곳으로 달려간 사람이 바로 베르골료 추기경이었다. 소방차도 응급 구호차도 도착하기 전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거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교회가 부패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실제로 교황은 베르골료 추기경 시절에 우리나라 시청앞 광장과 같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심에 있는 콘스티투시온 광장에서 넝마주이의 수레를 제단 삼아 거리 미사를 봉헌하고, 인신매매 희생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는 등 ‘바깥으로 나가는 사목’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뿐 아니라 주교와 추기경 시절 손수 요리를 즐겼고, 버스와 지하철을 애용하면서 대중들에게 다가갔으며 이따금 몰래 밤거리로 나와 노숙자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함께 먹었다.
그 마음, 그 실천은 신분이 달라졌다 하여 변하지 않았다.
교황이 된 이후에도 전용 리무진 대신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자신의 가방을 스스로 챙기고, 호텔 숙박료를 직접 계산하고 교황청에서 유별나다 싶을 만큼 절약정신이 투철하다.
사도궁전 대신 사제용 숙소를 거처로 정한 교황, 생일이면 노숙자들을 숙소로 초대해 아침식사를 하는 교황, 장애인이나 병자가 보이면 발걸음을 맞추고 스스럼없이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 교황, 아이들의 장난을 할아버지의 미소로 지켜봐주는 교황, 교도소에 수감된 무슬림 소녀의 발을 씻어주는 교황, 마피아를 공개적으로 파문한 교황, 순금십자가 대신 철제십자가를 가슴에 건 교황이 바로 프란치스코다.
보통 카리스마가 아니다. 보통 사랑이 아니다.
교황의 사랑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교황의 사랑에에는 ‘과거분사’도 ‘미래진행형’도 없다. 오직 현재에만 집중하고 실천한다.
남북한의 여전한 냉전 구도, 아시아 이웃 나라들과의 갈등, 국내적으로는 경제지수의 흑자 행진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양극화된 계층 간의 격차, 거기에다 국가 운영 시스템 전체의 패착이 송두리째 드러난 세월호 침몰 같은 참혹한 대형사고가 일어나는 등 우리 국민들이 심한 충격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 곁을 제일 먼저 찾아가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문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어떠한 위로화 희망의 복음을 들려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생
▲ 1963년 산미겔 시 성 요셉 대신학교 철학사 학위 취득
▲ 1967~1970년 산미겔 시 성 요셉 대신학교 신학 전공
▲ 1986년 3월 독일에서 박사 학위 취득
수품 및 경력
▲ 1969년 12월 13일 사제 수품
▲ 1992년 6월 27일 주교 수품
▲ 1997년 9월 27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부교구장 주교
▲ 1998년 2월8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 2001년 2월 21일 추기경 서임
▲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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