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기교육 이념논쟁 벗어나야

박수철 사회부 차장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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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3기 경기교육감시대’가 시작된지 한달 보름여가 지났다. 지난 민선 1·2기를 합쳐 5년밖에 안되는데다 교육감도 동일 인물이었던 탓에 민선교육감제 정착 측면에서 이번 경기교육호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크다.

그러나 한국사회 고질적 병폐인 진보-보수간 이념 갈등이 도교육감 직선제 도입과 함께 경기교육계에 그대로 옮겨붙으며 경기교육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진보주의자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사회 제도나 체제에 기인한다고 여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제도와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반면 보수주의자는 문제의 원인이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신적, 심리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제도와 체제의 개선 없이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 양측은 ‘국가의 발전’이라는 공통의 목표 하에 방식의 차이를 두고 유치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난 사과가 좋아’, ‘아니 난 배가 맛있어’라고 취향을 놓고 싸우는 것처럼….

이러함에도 경기교육의 진보와 보수파들은 ‘교육자’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끊임 없이 서로를 물어뜯고 헐뜯는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보수진영은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과 반대만 일삼고 있으며 진보진영은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 보수 성향 인사들을 철저히 배척하는데만 혈안이 돼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같은 양측 갈등이 학생인권조례,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가해사실 기재, 시국 선언교사 징계, 전교조 법외노조 사안 등의 논란을 부르며 정부와 교육청의 갈등까지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살인은 나쁜짓이다’라는 말을 두고 진보와 보수가 절대 대립하지 않는 것처럼 ‘올바른 경기인재 양성’이라는 가치를 위해 진보-보수가 협력해야 할 때다.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말자’ 는 어느 개그맨의 대사가 생각난다. ‘교육은 교육일뿐 정치하지 말자’.

박수철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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