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문명의 늪… 희생물이 된 여인의 삶

이상실 장편소설 ‘미행의 그늘’

독특한 필치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한 2010년 작품 ‘월운리 사람들’로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소설가 이상실씨가 최근 두 번째 장편소설 ‘미행의 그늘’(도서출판 개미 刊)을 출간했다.

이상실 작가는 전남 완도 출생으로 지난 2005년 계간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타며 문학계에 등단했고, 현재 인천작가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다.

이 소설 ‘미행의 그늘’은 사이버세계에서 집요한 스토킹에 시달리며, 그들의 집착에서 벗어나 치유로 공간으로 닿고자 하는 한 여인과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다.

몽롱한 시선으로 관음을 일삼고 비틀거리면서도 편집광처럼 구애의 대상에게 집요하게 다가가는 민규. 사이버의 가상공간을 이용해 유인하고 조롱하는 간교한 수작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경태 등 독특한 주인공들을 내세운 작가는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순간순간 집요하고 잔악한 행동을 일삼는 그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여기에 명쾌한 문장, 상징적 의미가 내포된 낙서, 스릴러물과 같은 긴박한 전개가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 사색이 사라진 검색의 시대에서 길 없는 길과 아득한 길 위에서 인간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서 “사회는 날이 갈수록 깊이와 진지함이 사라지고, 불손하고 경망스런 껍데기들로 채워진다. 위계질서가 무너진 열린 시대, 사색이 마비된 검색의 시대에 상대는 오직 착취와 유흥의 대상일 뿐이다”며 “나는 이러한 ‘도시문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이 나아갈 삶의 통로는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소설을 썼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값 1만2천원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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