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쇠고기 고집… 설렁탕ㆍ육회비빔밥 ‘입소문’
“전국에 알려진 명품 양평 한우만으로 식도락가들을 모시겠습니다.”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 물맑은양평시장 초입에 있는 양평명품한우의 콘셉트는 깔끔한 감칠맛이다.
넉넉한 인심과 아련한 뒷맛도 빼놓을 수 없다.
이수화 양평명품한우 대표(50)는 그래서 늘 포근한 미소와 정갈한 치자 빛 개량 한복 차림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양평 한우로 만든 설렁탕과 육회비빔밥이 이 식당만이 식탁에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메뉴들이다.
그가 식당을 차린 건 올해 햇수로 4년 남짓 지났다.
양평 한우가 유명세를 타기 이전부터 양평 한우만 고집하고 있는 까닭은 청정지역에서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키운 고기의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육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라는 시구를 액자에 담아 걸고 정갈한 고깃맛과 함께 아름다운 문장을 손님들에게 덤으로 선사하고 있다.
사실 예로부터 쇠고기 맛은 한껏 까다로웠다.
특히, 양평 사람들은 그 어느 고을보다 쇠고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다.
지금처럼 평상시 쇠고기를 달고 살지 못하던 시절, 쇠고기는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이나 어르신들 생신 등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메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물 맑은 근사한 풍광에 유기농법으로 유명한 양평에선 전국 어느 한우들보다 육질이 우수한 양평 한우가 생산된다.
이처럼 훌륭한 쇠고기를 재료로 쓴다면 어떤 음식이라도 더할 나위가 없지 않을까.
설렁탕은 주문하면 먼저 외갓집을 연상시키는 시골스러운 소박한 밑반찬들이 식탁을 가득 채운다.
선명한 붉은색의 김치가 먼저 군침을 삼키게 한다.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알싸한 향기가 혀끝에 안긴다. 이어 정갈한 호박무침이 어쩔 수 없이 젓가락을 가게 만든다. 입에 넣으면 시원한 콩나물국도 진국이다.
입보다 먼저 가슴이 호들갑을 떤다.
여염집보다 더 정성을 기울인 밑반찬들의 향연에 오감은 벌써 ‘무한 흡입 모드’로 전환된다.
고기 한 줌을 집어 맛을 보면 은은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 어떤 향기보다 그윽한 짭조름한 맛에 세상을 다 가진 것만큼 행복하다.
식탁에 가득 차려지는 각종 푸성귀를 얹어 비빈 육회비빔밥을 입에 넣으면 볼이 미어져도 괜찮을 듯 체면도 잊는다. 배가 불러도 젓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이니 혹시 배가 터질지 모를까 조바심이 난다.
너무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짜지는 않은 맛…. 감칠맛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연실 숟가락이 들락날락 거린다.
식사가 끝나면 밀려오는 그윽한 포만감에 30분 간격으로 식당 앞으로 지나가는 전철의 바퀴 구르는 소리까지 마치 잘 연주되는 교향곡처럼 들린다.
양평=허행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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