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태환의 AG메달 20개… 자랑스럽다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자랑스럽다. 박태환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인천AG)에서 딴 메달은 은 1·동 5개 등 모두 6개다. 비록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국민 모두가 아쉬웠겠지만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아시안게임 선물로 국민에게 금메달을 선사하지 못한 박 선수 자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아무도 갖지 못한 새로운 기록이 마크됐다. 그래서 박태환은 아쉬움 속에서도 표정은 밝았다. 한국인 선수로는 AG에서 통산 가장 많은 20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지난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AG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딴 것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특히 이날 혼계영은 그가 자유형 1500m 경기를 마친지 30분 만에 출전한 것이어서 대미를 장식한 투혼이 더욱 빛났다.

박태환은 이로써 이번 대회 6개의 메달을 포함, 2006년 도하 대회 7개(금 3·은 1·동 3), 2010년 광저우 대회 7개(금 3·은 2·동 2)등 그가 출전한 세 번의 AG에서 모두 20개의 메달(금 6·은 4·동 10)을 획득했다. 박태환은 사격의 박영택이 6번의 AG에서 딴 19개의 메달(금 5·은 9·동 5)을 넘어 한국의 아시안게임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가 된 것이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가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에서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예상보다 컸던 것 같다. 그는 이번 대회를 치르며 “좋은 경험과 배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긴장감과 부담을 이겨내는 점에서 많이 미흡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태환은 200m에서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와 중국의 쑨양에게 밀리고, 자유형 400m에서 다시 쑨양과 하기노에게 밀리며 연거푸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자유형 100m에서 은메달을 땄지만 자유형 1500m에서도 쑨양에 크게 뒤지며 4위를 했다.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관저우 대회 2연속 3관왕,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의 영광을 누린 그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를 좌절이 아닌 값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인천AG의 ‘노골드’ 치욕이 재도약의 좋은 약이 되도록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안방에서 치러진 경기에서의 지나친 부담감 때문에 범한 실수를 2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절치부심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숱한 시련을 극복하며 꿋꿋이 성장해온 그의 투혼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