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 화합의 한마당
‘평화의 물결, 아시아의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인천 AG은 개최국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을 비롯,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전 회원국 1만4천여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36개 종목에 걸쳐 기량을 겨루며 우의를 다진다.
개회식…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은 ‘거장’ 임권택 총감독과 젊은 감각의 장진 총연출이 준비한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라는 주제로 4시간 동안 총 4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2천700여명의 출연진이 참여해 한국의 문화, 인천의 역사, 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는 문화공연이 펼쳐지며 인천을 아시아 화합의 연결고리로 가정하고, 큰 틀에서의 두 가지 설화를 배경으로 다양한 공연을 녹여 냈다.
26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전 세계인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굴렁쇠 소년’의 퍼포먼스가 인천 청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리듬체조 선수 김민양에 의해 재연됐다.
선수단 입장은 한국어 표기 국명 가나다순에 따라 네팔과 동티모르, 라오스, 레바논 순으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선수단이 입장했고,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명으로 30번째로 입장하는 가운데 앞뒤로 일본과 중국이 입장했다.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관례에 따라 맨 마지막 순서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일본에 선수단의 행렬이 끝나고, 꼬리를 물고 입구에 커다란 인공기가 등장하자마자 관객석에서는 따뜻한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흰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 정장의 북한 선수단은 작은 인공기를 하나씩 들고 객석을 향해 손과 함께 흔들며 한국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이어 김영수 인천AG조직위원장의 대회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OCA 회장의 환영사 및 국가원수의 개회선언에 이어 대회기가 입장해 게양됐다.
대회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한류를 이끌고 있는 배우 이영애(43·여)가 성화점화자로 나서 수영과 리듬체조 꿈나무 김영호(12)·김주원(13) 어린이와 함께 경기장 한편에 마련된 성화대에 횃불을 올려놓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우리는 하나다!… 인천AG에서 하나되는 남북
인천AG 경기장 곳곳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공동 응원전이 펼쳐졌다.
유도 경기가 진행된 인천 도원실내체육관 한켠은 모처럼만에 모습을 드러낸 한반도기의 물결이 이어졌다.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가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30여명의 통일응원단은 한반도기와 짝짝이, 막대풍선을 손에 든 채 북한응원단과 열띤 공동 응원을 펼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민주노총이 이번 인천AG에 출전한 남북한 선수들을 공동 응원하기 위해 1천명 규모로 구성한 통일응원단 ‘아리랑’ 단원들로 유도, 역도 등 북한 선수들의 경기를 펼치는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북한 선수단과 공동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손에 작은 한반도기를 쥐고 ‘엄윤철 최고다’라는 문구를 피켓으로 만들어 흔드는 등 경기에 출마하는 북한 선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가 응원가로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국 金 90개 이상 목표…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
‘효자종목’ 펜싱과 유도가 인천AG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쏟아내며 대한민국의 종합 2위 수성 목표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대회 첫날인 9월 20일에 여자 사브르 개인전 이라진(인천중구청)과 남자 에페 개인전 정진선(화성시청)이 동반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다음날엔 남자 사브르 개인전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여자 플뢰레 개인전 전희숙(서울시청)도 동반우승했다.
유도도 남자 81㎏급의 간판스타 김재범(한국마사회)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하고 여자 63㎏급 정다운(양주시청)과 70㎏급 김성연(광주도시철도공사)이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격에서는 ‘고교생’ 김청용(청주 흥덕고)이 남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개인전 결선에서도 201.2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추가해 한국선수단 첫 2관왕으로 탄생했다.
한국 승마 대표팀은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김균섭(33·인천시체육회), 김동선(25·갤러리아승마단), 황영식(24·세마대승마장), 정유연(18·청담고)이 출전해 일본·대만을 따돌리고 1위에 오르며 지난 1998년 방콕 대회부터 5회 연속 정상에 올라 아시아 최강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반면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수영의 박태환(25·인천시청)과 펜싱 남현희(33·성남시청)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란히 동메달에 그치며 3회 연속 다관왕의 꿈이 무산됐다.
글 _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사진 _ 인천사진공동취재단·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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