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코앞인데… 음악소리 쩌렁쩌렁

‘가을운동회의 계절’ 인접 학교 학생들은 괴롭다

“아무리 가을이 운동회의 계절이라 하지만, 시험을 코앞에 둔 다른 학교 학생도 생각해주세요.”

인천시 연수구 A 중학교에 다니는 P양(15)은 가슴이 답답해 교실 창문을 열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A 중학교로부터 200여m나 떨어진 B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중 틀어놓은 음악 소리가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들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갑자기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교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2학기 중간고사를 목전에 둔 학생들 모두 예민한 상태라서 P양은 재빨리 창문을 닫았지만, 이날 B 초등학교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와 마이크 소리는 막힌 창문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을 괴롭혔다.

P양은 “도대체 무슨 스피커를 쓰기에 수백 m나 떨어진 다른 학교까지 울리는지 궁금하다”며 “행사도 좋지만, 주변 사람도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구의 C 초등학교와 10m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Y씨(32·여)는 지난달 말께 C 초등학교 운동회 날짜에 맞춰 돌이 막 지난 아들을 안고 경기도 용인의 처가로 피신했다. 지난해 아들이 C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터져 나온 격발 소리와 반복되는 음악 소리에 놀라 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Y씨는 “지난해 너무 화가나 학교를 찾아가 봤더니 야외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는 큰 스피커가 무려 3대나 설치돼 있었다”며 “소음에 아기의 귀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돼 올해는 처가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초등학교 관계자는 “미처 A 중학교에 음악 소리가 들리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음량에 맞추도록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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