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친절도시로 기억하겠다” 감동과 환희 속에 지난 4일 폐막된 인천아시안게임(인천AG)은 아시아를 하나로 만든 화합과 평화의 축제였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소속 45개 회원국이 모두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 79·은 71·동메달 84개 획득으로 일본(금 47·은 76·동메달 77개)을 제치고 5회 연속 종합 2위를 차지했다.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90개 이상 획득에는 못 미쳤지만 최선을 다한 태극전사의 열정과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 펜싱·태권도·사격 등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구기 종목의 활약도 뛰어났다. 남녀 농구가 사상 첫 동반 우승을 달성했고, 야구·축구·여자 핸드볼·여자 배구도 우승하는 등 구기 종목에서만 24개의 금메달을 땄다. 반면 금메달이 100개 걸렸던 육상과 수영에선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해 기초종목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다.
북한도 금 11·은 11·동메달 14개로 7위에 올라 2002년 부산대회(9위)이후 12년 만에 10위권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의 경기력 신장이 두드러져 기록 측면에서 성공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17개의 세계신기록과 34개의 아시아신기록(타이기록 4개 포함)이 나와 4년 전 광저우 대회 때(세계신기록 3개·아시아신기록 12개)보다 수준이 높아졌다.
인천AG이 사고 없는 ‘안전 대회’였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된 상황에서 대회 중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는 건 다행한 일이다. 인천시민의 ‘친절’도 돋보였다. 외국 선수들과 취재진은 하나같이 친절한 인천시민의 글로벌적 시민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인천AG은 ‘저(低)예산 알뜰대회’를 표방했다. AG운영비는 4천800억원으로 2010년 광저우 대회의 4분의 1 남짓에 불과하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 대회를 치러 앞으로 대회를 유치할 아시아 개발도상국에 모범사례를 제시할 상징적 대회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적은 예산으로 치르다 보니 운영상 적지 않은 한계를 드러냈다. 선수촌엔 냉난방 시설이 없어 선수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제시간에 운행되지도 않았다. 입장권도 ‘종일권’ 형식으로 판매해 입장권이 매진되고도 한국 경기가 끝나면 관중이 빠져나가 좌석이 비는 풍경이 벌어졌다. 이 같은 운영 미숙은 한국이 비록 올림픽과 월드컵·아시안게임을 개최했어도 대회 운영의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는 18일엔 또 서구 연희동 주경기장에 성화가 밝혀져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개막된다. 그동안 드러난 미비점을 철저히 점검 보완해 똑같은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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