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사라지는 ‘콩돌’… 유실 ‘초비상’

천연기념물 백령도 ‘콩돌해안’ 존폐위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령도 콩돌해안에서 콩돌이 대거 유실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8일 인천시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옹진군 백령면 남포리 콩돌해안 입구에서 가로 12m, 세로 5m 면적 내 콩돌이 대거 유실됐다.

또 바다로 떠내려간 콩돌 탓에 지탱력을 잃은 인근 석축의 일부가 붕괴됐다.

특히 통상 파도로 인해 콩돌이 떠내려가고 다시 채워지는 게 반복되는데, 이번에는 특정 지역에서 지하수 표면까지 드러날 정도로 콩돌이 많이 유실됐다.

콩돌해안에서 이러한 현상이 시작된 것은 올해 초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견한 백령면사무소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지켜보다 유실 범위가 점차 확대되자 옹진군에 보고했다.

인천시와 옹진군, 문화재청은 지난 13∼14일 현장 조사를 벌여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당국은 조석과 풍향, 인근 방파제 연장 공사로 인한 조류 변화 등 계절적·인위적 요인 모두를 놓고 콩돌 유실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문화재청 황재하 박사는 “몇 년 전 충남 태안 내파수도의 몽돌이 태풍으로 유실된 후 자연적으로 원상복구된 경우가 있다. 해안 퇴적물은 다양한 자연적 요인에 의해 변화하기 마련”이라며 “다만, 인위적일 경우엔 문제가 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일단 내년 봄까지 관측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면서 “유실현상이 지속될 경우 해양 등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연기념물 392호로 지정된 백령도 콩돌해안은 규암이 파도에 닳아 콩과 같은 모양으로 길이 800m, 폭 30m로 깔린 해안이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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