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공간서 찾는 자유… ‘나는 자연인이다’

연천·포천 그리고 김포가을 막바지 ‘힐링캠프’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다. 최근 제주도 한라산의 첫 눈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캠핑족’들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지고 있다. 겨울이라고 해서 캠핑을 즐기지 못하란 법은 없지만, 가을 역시 캠핑 애호가들에게는 놓칠 수는 없는 최고의 절기다.

유독 짧게만 느껴지는 올 가을. 연천과 포천, 김포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떠나 가족과 함께 ‘힐링 타임’을 즐겨보자.

■ 캠핑장부터 콘도까지…넓고 쾌적한 연천 고대산캠핑리조트

연천 고대산캠핑리조트는 캠핑장부터 콘도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고급 캠핑 리조트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28만8천여㎡ 공간에 콘도를 포함해 오토캠핑, 글램핑, 캐러밴 등 56개 사이트만 운영해 넓고 쾌적한 캠핑 공간이 가장 매력적이다.

캠핑장에는 가로등에 스피커를 별도로 달아 클래식이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전국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벤치마킹한 흔적도 역력하다. 바비큐에 사용한 식기나 화로대를 닦기 위한 개수대와 별도로 마련한 세척 공간은 물론 세탁기를 비치한 세탁 공간이 눈에 띈다.

글램핑 시설은 가장 정성을 들였다. 외부는 파쇄석과 잔디를 함께 사용했고, 내부는 편백으로 만든 침대와 탁자 같은 가구를 들였다. 추위에 대비해 바닥의 전기 패널은 물론, 벽난로와 이너 텐트까지 설치했다. 이너 텐트는 일반 글램핑을 이용할 때보다 내부 온도가 7.5℃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니, 한겨울 캠핑에도 추위 걱정은 없을 듯하다.

글램핑 시설 내부의 또 다른 매력은 오래된 LP판 10여 장과 턴테이블이다. 나나 무스쿠리, 조지 마이클 등 감성을 자극하는 올드 팝 레코드를 직접 턴테이블에 올려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평화열차 DMZ Train 경원선’은 신탄리역에서 연천 시티 투어와 연계된다. 연천 고대산캠핑리조트에서 신탄리역까지는 1㎞로 가깝다. 연천의 주요 관광지인 재인폭포와 전곡선사박물관, 숭의전, 태풍전망대, 연천역 급수탑을 둘러본 뒤 서울로 돌아간다. 연천역 급수탑 아래에서는 율무, 밤, 산나물 등 연천 특산물을 판매하는 반짝 장터도 열린다.

 

■ 식물원과 캠핑장이 한곳에…포천 유식물원캠핑장

포천 종현산 자락에 위치한 유식물원캠핑장은 허브 가든과 잣나무 숲이 매력적인 곳이다. 오토캠핑장뿐 아니라 글램핑 시설, 펜션 단지를 갖췄다. 식물원과 캠핑장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잘 어울린다. 자연 속 놀이 공간이자, 놀이하며 자연을 배우는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유식물원캠핑장은 입구부터 산 정상 전망대까지 걸어서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규모가 크다. 입구의 평지 오토캠핑장을 제외하면 캠핑 사이트가 식물원 전체에 고르게 조성돼 있다. 다른 텐트에 방해받지 않고 호젓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단독형 사이트로 조성한 것도 인상적이다.

특히 잣나무 숲에 조성된 캠핑 사이트는 추천할 만하다. 울창한 잣나무 숲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사이트를 꾸몄다. 햇빛에 노출될 염려도 없고,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힐링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이 식물원에 있으니 즐길 것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숲 속을 거닐며 전망대까지 산책을 즐기는 가족도 있고, 작은 계곡과 나무 사이에 해먹을 걸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레일 썰매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다. 산비탈에 설치한 레일에 썰매를 끼워 타는 사계절 썰매다.

사이트를 따로 구획하지 않아 텐트와 타프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예약을 통해 선착순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르면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도 유식물원캠핑장의 매력이다.

명성산 아래 위치한 산정호수는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3.5㎞ 순환 산책로가 있다. 명성산을 중심으로 망봉산과 망무봉이 호수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최근 궁예와 관련된 전설을 스토리보드로 만들어 산책로 곳곳에 세우고, 호수 제방 입구에는 말을 탄 궁예의 동상도 설치했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풍경이 아름다운 수변 데크, 적송과 단풍 군락지, 상동 조각공원을 거쳐 원위치까지 오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 ‘농촌 전통테마파크’ 김포 매화미르마을캠핑장

김포 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농촌전통테마마을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캠핑장이 민통선 안에 있어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므로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매화미르마을은 멸종 위기 식물인 매화마름의 최대 군락지이자,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용못이 있어 용의 순우리말인 미르를 붙인 이름이다. 용못에는 신기하게도 끊임없이 물이 솟아난다.

용못에서 나는 물로 66만1천㎡가 넘는 경작지를 농사짓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용못 주변으로 잔디가 깔린 오토캠핑장이 아담하게 자리 잡았다. 마을 창고를 리모델링한 체험장 2층에는 숙박 시설(4실)도 이용할 수 있다.

매화미르마을캠핑장은 청정 지역에 있어 한가로운 농촌 풍경 속에서 호젓한 캠핑이 가능하다. 토요일 오후에는 캠핑객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트랙터에 연결된 미르열차를 타고 마을의 너른 들판도 달리고, 매화마름 군락지와 북한 땅을 마주 보는 철책 인근까지 다녀온다.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가을철 캠핑의 별미인 고구마를 캐는 체험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미질이 진지하다. 마을 위원장은 호미질이 서툰 가족을 위해 고구마 원줄기를 찾아주느라 바쁘고, 땅속에서 딸려 나오는 고구마를 찾은 아이들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포와 강화도를 이어주는 초지대교 인근에는 대명항이 있다. 선주가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에서는 수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미국에서 건조돼 52년 동안 바다를 지키다 퇴역한 운봉함을 활용한 김포함상공원은 대명항과 이웃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사적 292호로 지정된 김포 덕포진도 가깝다. 강화해협의 물길을 지키기 위해 설치된 덕포진 포대와 고려 때 임금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다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묘가 남아 있다.

박준상기자

사진ㆍ자료=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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