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교육청 독서교육 경시, 책의 수도 부끄럽다

‘책의 수도 인천’ 위상이 부끄럽다. 유네스코가 국내 최초로 인천시를 ‘2015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한 건 인천시가 ‘책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표방하고, 시민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한 ‘책 읽는 도시 인천 만들기’ 등을 추진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천시교육청이 하필이면 유네스코가 인천을 책의 수도로 지정한 2015년부터 학생의 독서 습관 향상을 위한 교육 관련 사업을 줄줄이 폐지, 책의 수도 명예를 손상시키고 있다.

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에서 학교도서관 기본시설 확충 사업(4억3천만원)을 비롯해 주안도서관의 학교도서관 지원 사업(435만원)·화도진도서관의 학교도서관 지원 사업(233만원) 등을 폐지했다. 또 독서교육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된 독서토론·논술교육 중심학교(4천605만원)·학부모와 함께하는 독서동아리 운영 사업(2천565만원) 등은 특별한 성과를 올리기도 전에 통째로 없앴다.

그 외에 학교도서관 계약직 사서(司書)40명에 대한 인건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시키지 않아 이들이 대량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시교육청의 독서교육 관련 사업 경시 시책은 책의 수도 지정을 계기로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켜 이를 도서산업 육성으로 연계한다는 인천시의 주요 정책과 어긋나는 것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2013년 독서 실태를 보면 인천지역 초·중·고 학생의 독서량(26.5권)은 전국 16개 시·도 중 14위, 학교도서관 이용률(81.5%)은 12위로 보잘 것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시교육청은 당연히 독서활성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늘려야할 텐데 되레 삭감했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상식 밖의 조치다.

독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케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오늘과 같은 국제화·전문화·산업화 시대에선 독서가 곧 생존의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를 적절하게 선택해서 효과적으로 체득하지 않고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문화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차대한 독서의 기능에 비추어 볼 때 인천지역 학생들의 독서 실태는 조사결과처럼 한심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독서교육 관련 사업을 대폭 확충하고, 학생들이 독서에 재미를 붙여 책 읽기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개발, 독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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