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쉬완트 싱 장편소설 ‘델리’ 출간

▲ 출판-델리

인도를 대표하는 대문호이자 편집자,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쿠쉬완트 싱(사진)의 장편소설 ‘델리’(아시아刊)’이 출간됐다.

인도를 넘어 영어권 문학사에서 절대적 위치에 있는 이 작품은 특유의 음란하고 신랄하고 해학적인 스타일로 델리를 추적한 쿠쉬완트 싱의 최고 걸작으로 통한다.

25년여에 걸친 문학으로의 유랑을 거친 끝에 탄생시킨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놓기 어렵게 만드는 대중성도 지녔다.

저널리스트이면서 때론 관광가이드 노릇도 하는 화자는 600여 년 전으로까지 거슬로 올라가는 델리의 역사를 누구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추적한다. 언뜻 보기에 이 소설은 늙은 시크교도의 눈에 비친 델리를 중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으로 기술한 역사소설이다.

허나,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 뿐이고 조금만 더 파고들어 보면 작가는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 가능한 모든 창조적, 문학적 기법을 총동원해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가며 각기 다른 시대에 다른 인물들이 말하는 다른 이야기들로 델리라는 도시의 역사를 투시화처럼 조망한다.

소설적 흥미 외에도 인도의 신화, 역사, 문화, 풍물 등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방대한 스케일을 캐치할 수 있다. 페이지마다 역사가 생생히 살아 있으며, 같은 사건을 놓고도 각자의 시각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무엇보다 한국 최고의 번역가 황보석이 우리말로 옮겨 믿고 읽을 수 있다. 값 1만7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