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對中 수출 중기의 ‘골든타임’

지난주에 화장품, 유아용 기저귀 등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경기도 내 기업인들 10여 분을 모시고 중국에 다녀왔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서는 국정과제인 중소ㆍ중견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그동안 수출 중소기업과 중국 우수 바이어간의 비즈니스 매칭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 꽤 많은 기업 간의 만남 기회가 주선되어 수출상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마침 운 좋게도 그동안 진행되던 한중 FTA 협상이 타결된 직후 개최되는 행사여서 그런지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40여 명의 알짜 바이어들은 물론 중국 무역학회 회장(우리의 무역협회 기능을 같이한다.) 같은 거물급 인사도 행사장에 나와 오전 내내 자리를 지키며 상담진행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기업 중 한 기업은 현장에서 짧은 상담 후 그 자리에서 25만불 계약을 체결하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고, 나머지 기업들도 적어도 한두 명의 바이어들과의 후속만남을 통해 앞으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임을 예감하게 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행사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느낀 몇 가지 소회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중국의 한국제품, 특히 생활용품에 대한 관심도가 예상 외로 높았다.

이번에 타결된 한중FTA 체결의 이해득실은 나중에 잘 따져보아야겠지만 적어도 생활용품 분야에선 따사로운 햇살을 비춰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중국인들에게 상당한 반일정서와 이와 비례한 친한 정서를 동시에 느꼈는데 이러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를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앞으로의 몇 년이 진짜 수출 중소기업 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부 당국자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동시에 느꼈다.

다음으로, 대규모 전시회나 상담회보다는 사전에 철저한 바이어 발굴을 전제로 한 소규모 행사가 보다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해당 제품군별로 사전에 그들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해 상세한 소통 기회를 마련하고, 온-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를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할 듯하다.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과의 공동 사업을 통해 국내시장은 물론 제3시장에 공동 진출하고자 하는 한 중국 바이어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협력파트너를 찾는 경우도 있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중국은 지도층에서부터 기업인과 일반 국민까지 자국의 경제이익 확보를 위해 똘똘 뭉쳐 노력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지위고하를 떠나 진지하게 자국 기업 이익을 위해 경기도 내 기업들과 이런 부류의 상담 기회를 계속 이어가자는 학자와 관료, 소박한 오찬시간을 통해서도 더 많은 기업 정보를 얻고자 하는 바이어들, 주최 측 호텔 직원들의 글로벌 매너와 세심한 배려 등이 그동안 언론에서 우려하는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요즘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골든타임은 거대담론에서 사용되는데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정책에서도 골든타임론은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온다고 하는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공감했다. 중소기업청에서도 바이어에 대한 사후관리와 체계적인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다.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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