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 추정·콩팥만 남아… 신원 확인·용의자 특정 안돼 오원춘 사건 인접·‘장기매매’ 루머 돌아 주민 불안감 증폭
지난 4일 경기도청 인근 수원 팔달산 산책로 계단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장기없는 토막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나흘째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발견 당시 시신 일부는 머리와 팔, 다리 등이 없는 몸통만이 검정비닐봉지에 담겨 있었으며 콩팥으로 추정되는 장기 외 심장과 간 등 대형장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오원춘 사건 이후 2년 만에 수원에서 또다시 시신이 훼손되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 등은 장기매매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허경렬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사건 담당 경찰서인 수원서부경찰서에 설치하고 대대적인 수색 및 수사를 벌이고 있다.
4일 경찰의 간이감식 결과 사람의 피로 추정되는 물질이 시신에 묻어 있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감식결과 몸통은 여성, 장기는 콩팥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7일에도 오전 10시부터 기동대 4개 중대 등 300명가량의 경력과 수색견 3마리를 투입, 팔달산과 경기도청 인근 도로와 주택가 등에서 전방위 수색을 벌였다.
등산객이 훼손된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지 나흘째다.
경찰은 앞서 4일, 5일과 달리 6일부터는 경력 수백여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 주민 제보 10여건 등을 접수,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수색과정에서 발견한 옷가지와 신발 등 200여개 물품을 수거했으나 아직까지 신원 확인을 위한 단서조차 확보하지 못했고 사망 시기와 용의자 특정 등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 상태를 봤을 때 훼손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흘러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정확한 사항은 일주일 후 국과수 정밀감식결과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흘간 (팔달산)등산로 주변 등을 수색한 결과 오래돼 버려진 것 같은 생활쓰레기 등이 발견됐으나 사건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민 제보는 현재 확인 중인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수원에서 시신이 훼손되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발견장소가 등산로 계단 한가운데, 등산객의 눈에 쉽게 띨 만한 곳이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등산객 A씨는 “언론 보도로 팔달산에서 장기가 없는 토막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정말 장기매매 사건이라면 혼이 빠져나갈 만큼 소름끼치는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 주민 J씨(28)도 “한동안 조용하던 경기도, 특히 수원에서 갑작스레 버려진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식겁했다”며 “빨리 사건이 해결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안영국·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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