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

세계적 명성의 사회학자 5인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체제, 500년을 이어온 자본주의 체제의 미래를 전망한 ‘자본주의는 미래가 있는가’(창비刊)에서 등장하는 미래상은 대체로 암울하다.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랜들 콜린스는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적이고 최종적인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며, 2050년을 전후한 시기에 ‘자본주의 이후’로의 이행이 일어나리라고 예측한다.

반면, 마이클 맨과 크레이그 캘훈은 현 세계가 큰 전환의 시기에 들어섰다는 데 동의하지만, 자본주의가 종말을 향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위기에 대한 진단은 다를지언정 5명의 저자 모두 자본주의 체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데에는 동감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 우리 세계 앞에 놓일 선택지는 무엇일까.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위계질서·착취·양극화 등 현 체제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현재의 자본주의보다 더 나쁜 체제, 또는 그보다 상대적으로 민주적이고 평등한, 그러나 아직까지 현존한 적이 없는 체제의 두 갈래다.

자본주의 이후는 죽음 같은 정체기도, 영원한 유토피아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다가올 도전의 시기에 더 좋은 방향의 선택이 가능하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적 의지와 무관하게 필연적으로 닥쳐올 미래란 없으므로. 더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능성을 선택하도록 하는 인간사회의 노력과 의지, 이것이 이들 다섯 학자들이 서두에서 결론까지 일관되게 강조하는 바다. 값 2만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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