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車! 경유차에 휘발유… 이상 감지 땐, 즉시 운행 멈추세요

주유소 측 책임 회피 ‘급급’

#1. 안양에 거주하는 윤모(50)씨는 지난 4월, 퇴근 길에 쏘나타 디젤 차량 계기판에 연료 주입 경고등이 들어와 주유를 하고 집까지 100m 정도 운행 후 주차했다. 다음 날 아침 가속 페달을 여러 번 밟아 어렵게 시동을 걸어 출근했다. 이후 차에 이상 현상이 심해 연료필터를 교환했으나 소용이 없어 카센터에서 연료탱크를 점검한 후 휘발유 혼유를 확인했다. 신용카드 영수증에도 휘발유가 주유된 것으로 돼 있으나 주유소는 혼유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낭패를 봤다.

#2. 수원에 사는 이모(30)씨의 부인은 지난 10월 주유원에게 베르나 디젤 차량에 경유 주유를 요청했으나 휘발유가 주유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중단시켰다. 주유소측은 휘발유가 1.8ℓ 정도 들어갔기 때문에 윤활유 기능이 더 좋아진다고 하며 안심시킨 후, 경유로 바꿔 주유했다. 주유소의 말을 믿고 약 1㎞정도를 운행해 집에 주차했다. 이씨는 부인으로부터 혼유 이야기를 듣고 바로 주유소에 찾아가 수리비 배상을 요구했으나 주유소에서는 소량의 휘발유가 들어갔기 때문에 차량에 이상이 없음을 주장했다.

이처럼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해 엔진 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등 혼유 피해가 해마다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www.kca.go.kr)은 주유소 과실로 경유 차량에 휘발유를 주유해 피해를 보았다는 상담이 201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384건 접수됐다고 14일 밝혔다.

384건 중 피해 차량이 확인된 271건을 분석한 결과, ‘국산 자동차’가 198건(73.1%)이고, ‘수입 자동차’는 73건(26.9%)이었다.

국산 자동차 중에는 ‘뉴프라이드’가 28건(14.1%)으로 혼유 피해가 가장 많았고, ‘뉴액센트’(18건, 9.1%), ‘스포티지 및 크루즈’(각각 14건, 7.1%), ‘싼타페’(13건, 6.6%), ‘스타렉스’(12건, 6.1%), ‘쎄라토’(11건, 5.6%) 등의 순이었다. 수입 자동차의 경우, ‘골프(폭스바겐)’가 16건(21.9%)으로 가장 많았고, ‘320d, 520d, x3(BMW)’(15건, 20.5%), ‘300c(크라이슬러)’ 및 ‘A3, A6, S4(아우디)‘(각각 11건, 15.1%) 순이었다.

연도별로는 2012년 141건, 2013년 118건, 2014년 11월 말까지 125건이 접수돼 혼유 사고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혼유 피해자의 절반 이상(222건, 57.8%)은 ‘주유 후 운행 중’ 차에 이상 현상을 느껴 뒤늦게 혼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력저하, 소음발생, 시동불능, 시동꺼짐 등을 경험한 후 신용카드 매출전표에 기재된 유종이 휘발유임을 확인하거나, 정비업체의 점검을 통해 혼유 사실을 알게 된 경우였다.

하지만 주유소에서 혼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가 108건(28.1%)이나 됐다. 소비자가 현금 결제를 하거나 뒤늦게 혼유 사실을 알고 이의를 제기해 주유소에 대한 책임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혼유 피해는 경유차에만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경유 차의 연료 주입구가 휘발유 주유기 직경보다 커서 주유기가 쉽게 들어가므로 사전 차단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반면 휘발유 차의 연료 주입구는 경유 주유기가 들어갈 수 없는 크기여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혼유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유 전 반드시 시동을 끄고 주유원에게 경유 차량임을 알리고, 가급적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금액과 유종을 확인해야 한다. 또 주유소가 혼유 잘못을 인정하고 수리비 등 배상을 약속할 경우 그 내용을 서면으로 받아두고 주유소가 혼유 잘못을 인정하고 수리비 등 배상을 약속할 경우 그 내용을 서면으로 받아둔다.

마지막으로 주유 이후 갑자기 출력부족, 엔진떨림, 시동불량, 시동꺼짐 등의 현상이 있으면 즉시 운행을 중지하고 정비업체로 견인해 혼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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