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뜨거운 한입-박찬일의 시간이 머무는 밥상’ 출간
사람들은 힘들 때, 아플 때 음식을 찾는다. 그냥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 말고 추억이 있고, 정이 담긴 음식을 그리워한다.
어머니가 끓여준 구수한 된장찌개, 친구들과 학교 앞에서 먹던 라면 한그릇, 할머니가 구워준 가래떡 등이 그러하다.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쓴 ‘뜨거운 한입―박찬일의 시간이 머무는 밥상’은 창비 문학블로그 ‘창문’(blog.changbi.com)에 ‘박찬일의 영혼의 주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글을 엮은 책이다.
저자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으로 채워진 뜨끈하고 맛있는 추억의 밥상이 한상 가득히 차려져 있다. 홍합, 부대찌개, 곱창, 대구탕, 아귀찜, 조개탕, 어란, 떡볶이, 라면 등 그가 맛보고 추억하는 음식들을 통해 우리는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과 철학을 느낄 수 있고, 따뜻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박찬일의 문장은 잘 튀겨진 닭껍질보다 더 파삭하고 감각적인 문장으로, 홍합탕보다 더 얼큰하고 은근한 유머로 아무리 먹어도(읽어도) 물리지 않고, 두고두고 먹어도(읽어도) 질리지 않도록 허기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한 추억이 서린 음식으로(문장으로) 든든하게 채워준다.
그래서 그의 글은 첫술부터 마지막 한입까지 식는 법이 없다. 그저 뜨겁고 맛있다.
인간에게 소중한 음식의 의미와 역사를 읽어내도록 하는 박찬일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들은 음식을 귀하게 여김으로써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문화운동’이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우리의 영혼은 건강해지고, 헛헛한 마음은 채워지고, 추억은 더욱 맛있어진다. 값 1만4천원.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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