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부조리극…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박수’

제33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기혁 시인 첫 시집 출간

2014년 제33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민음사刊)가 출간됐다.

지난 2010년 ‘시인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데뷔하고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을 통해 문학평론가로도 등단한 기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기혁 시인의 첫 시집이기도 한 이번 시집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이미지의 연쇄를 통해 이제껏 본 적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시적 무대가 된다. 시인은 이러한 시적 무대의 연출자 겸 배우, 혹은 조명 기사 겸 관객이 되어 연극을 만들어 낸다.

이 무대의 시들은 “시차가 있는 명사들의 투척, 사회적 현실, 우주적 형상, 개인적 상념, 언어적 현실, 이미지의 현상을 뒤섞어” 하나의 ‘정서적 현실’에 이르거나 ‘미적인 유희’, ‘편집의 묘미’를 가진 연극적 장치들로 분한다.

시인은 시적이면서도 극적인 여러 장치와 요소들을 섬세하게 배열하고 견고하게 구성해 “개성적이고 일관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끝내 스스로의 연극을 부조리극으로 구체화시킨다.

시인이 각본과 연출을 겸한 한 편의 부조리극은 시집을 덮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기립 박수는 끝내 유예될 것이다.

조재룡 문학평론가(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그의 무대는 라이브 단막으로 끝나지 않는, 아니 그 끝을 에고할 수 없는, 끝을 예고하는 행위가 벌써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대와 같다”며 “이 무대 위에는 말을 구성하고 제어하는 이지적인 능력과 기인한 착안에서 당도한 섬뜩하리만큼 신선한 실험들이 자리한다”고 평론했다. 값 9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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