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남경필 경기지사

“의회와 함께 예산 짜고 인터넷 은행 설립… 사회적 경제 실현”

▲ 남경필 경기지사가 2015년 을미년 새해를 맞아 경기 연정 본격 가동, 수도권 규제 완화 총력 등 도정 전반에 걸쳐 추진할 사항을 밝히고 있다. 김시범기자

2015년도 경기도청 본 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4일 경기도의회에서 처리됐다.

특히 ‘경기 연정’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 정책사업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예산이 확보 돼 2015년 새해에는 연정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따복마을’과 ‘빅파이 프로젝트’ 등 남경필 경기지사의 역점사업들 역시 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치 혁신’인 연정을 성공적으로 출발시킨 남 지사. 그러나 남 지사의 시선은 연정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산 혁신’과 ‘사회적 경제 실현’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향하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었다. 지난 6개월간의 경기도정을 점수로 표현하자면 몇 점을 줄 수 있겠는가.

지난 6개월을 돌이켜보면 현장·소통·통합 행보를 하며 도정 혁신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임기 동안 무엇을 해야 할 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굳이 점수를 준다면 낙제점은 아닌 것 같다. 연정을 추진해 사회통합부지사도 임명했고, 일자리창출과 따복공동체, 경기북부 경제활성화 등 주요 도정의 기틀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2015년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기도가 달라졌어요!’이다.

연정을 했더니 일자리도 많아지고 경제도 좋아지고, 복지도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여러 지표를 보더라고 이젠 경기도가 서울의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그러나 각종 규제에 둘러싸여 발목이 잡혀 있다. 2015년 한 해 동안 이를 막고 있는 규제를 풀어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예전처럼 무조건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방식으로는 규제 완화를 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를 경기도에서 실현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규제도 풀릴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면 정부와 함께 ‘금융규제’를 풀려고 한다. 정부와 경기도가 경제적 약자를 위한 인터넷 뱅킹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몇 가지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반드시 독일의 GLS 은행 등 사회적 경제를 위한 은행을 경기도에서 실현해 보이겠다.

-경기 연정이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딛게 될 2015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연정의 성공은 소통과 신뢰에 달렸다고 본다.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진통도 있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진정성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논의한다면 어려움은 다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연정은 결국 신뢰가 얼마나 쌓이느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통합부지사와 모든 것을 공유할 것이다.

인사부터 예산까지 영역을 정해놓지 않고 모든 분야를 공유하고 나눌 것이다. 투명하게 도정을 운영하면 그 속에서 신뢰가 쌓이고, 신뢰가 쌓이면 연정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함께 연정이 제도적으로 안정되려면 지방자치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 개정을 통해 도의원이 사회통합부지사로 취임할 수도 있어야 하고 지방장관을 역임할 수도 있어야 한다. 청문회 관련 규정도 필요하다.

-내년에는 ‘상시예산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내년에는 4월부터 본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당연히 예산 편성 초기부터 경기도의회와 함께 논의할 것이다. 결국 상시예산은 예산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공개하고 나누자는 의미가 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예산 편성을 논의하면 ‘쪽지예산’ 등 밀실심사와 부실심사라는 해묵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 년 내내 집행부가 예산편성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상시예산이 매우 불편하다.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꼴이다.

그러나 나는 평소 ‘권력을 가진 기관은 불편할수록 좋다’고 생각해 왔다. 권력은 감시 받을수록 좋고 불편할수록 좋다. 권력을 편하게 휘두르면 부패하기 쉽기 때문이다.

2015년도 경기도청 본 예산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4일 경기도의회에서 처리됐다. 특히 ‘경기 연정’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 정책사업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예산이 확보돼 2015년 새해에는 연정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따복마을’과 ‘빅파이 프로젝트’ 등 남경필 경기지사의 역점사업들 역시 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치 혁신’인 연정을 성공적으로 출발시킨 남 지사. 그러나 남 지사의 시선은 연정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산 혁신’과 ‘사회적 경제 실현’이라는 새로운 목표로 향하고 있다.

상시 예산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문제점도 있고 불편하겠지만 누구도 이 흐름을 막지 못할 것이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상시예산 시스템은 결국 전국으로 다 퍼질 것이다.

최종적으로 정부와 국회도 외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최근 400억원의 시책추진보전금을 걸고 진행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이 시ㆍ군에 큰 호응을 불러왔다.

경기 연정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본질적으로 도민들의 삶 속에 연정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바탕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 바로 시책추진보전금 오디션이다.

시책추진보전금도 도민들이 낸 세금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경기지사가 시ㆍ군을 통치하기 위한 자금의 성격이 강했다.

이러한 예산을 투명하게 사용하고자 했다. 투명하게 돈을 집행하기 위해 공개 오디션이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난 심사위원에서도 빠졌다. 당초 공무원들이 가져온 계획에는 심사위원 중 절반이 공무원이었고 경기지사가 최종 결정을 하도록 돼 있었다.

난 이 계획을 만들어온 담당 공무원에게 ‘이것은 남경필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 결국 심사위원 풀을 확대해 심사위원 선정부터 투명하게 진행했고 공무원은 단 한 명만 심사에 참여했다.

내년에는 시책추진보전금 오디션을 기업과 연대, 특히 사회적 기업과 연대해 참여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테마로 사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2015년에 추진될 주요 사업을 소개해 달라.

합리적인 수도권 규제 완화로 투자를 활성화하고, G-슈퍼맨 펀드 조성으로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다. 또한 마을공동체와 사회적 경제의 통합적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민-관 거버넌스 조직으로 따복공동체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민간 주도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북부의 경제ㆍ산업ㆍ관광ㆍ문화진흥을 위해 매년 400억원 이상의 북부 특화발전 자금을 신설ㆍ투자하고 SOC 확충을 위해 북부지역 5대 핵심 도로사업에 4년간 2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한 해는 가슴 아픈 일도 있었지만, 새로운 희망을 알리는 일도 있었다. 경기도에서는 여야 연정을 통해 사회통합부지사라는 옥동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약속드린 데로 현장, 소통, 통합, 데이터로 도정을 혁신시켜 사회 전 분야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맏형으로서 본보기를 보이는 혁신모델을 만들겠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여러분이 있어 대한민국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힘을 합쳐 어려운 경제 여건을 이겨나가자.

인터뷰를 마치며 남 지사에게 “2015년 한 해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남 지사는 “도지사 좀 만납시다 코너에서 상담했던 7개월째 사우나에서 숙식하고 있다는 독거노인과 시화도금단지 방문 시 만났던 신용불량 기업인을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자신에게 건의했던 부분이 실제 개선돼 생활에 도움이 됐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민선 6기 경기지사로 취임 후 지금까지 남 지사가 외치고 있는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민원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잊지 않고 가슴에 품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마음속에서 ‘따뜻하고 복된 경기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대담=정근호 정치부장 / 정리=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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