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농협맨… 이젠 농업인으로 인생 2모작”

이찬희 농협중앙회 광주시지부장

“인생 2막을 준비해야지요. 지난 3년 농민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보람찼습니다”

35년간 농협맨으로 경기도 곳곳을 누비다 명예롭게 퇴임을 준비 중인 농협중앙회 광주시지부 이찬희 지부장(58).

그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인 광주 지역에서 대과 없이 소임을 다 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회상했다.

오는 19일 퇴임식을 앞둔 이 지부장은 지난 2012년 취임부터 오늘까지 주마등처럼 숱한 에피소드가 새록새록 스쳐간다고 되뇌었다.

이 지부장은 “고생을 마다치 않고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 특히 농업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억동 광주시장과 각 지역 조합장, 조합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을 묻자, 고향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농업인으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할 계획이라는 이 지부장.

하지만 광주지역은 퇴촌의 토마토를 제외하고 수익 창출이 보장되는 농작물이 많지 않아 수익 창출을 위해 건물을 세우는 등 가속화된 도시화로 인한 논농사의 위기를 경고했다.

이 지부장은 “논농사가 사라지고 쌀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어느 순간 식량 무기화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농업과 같이 상생하며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과 함께 농업을 장려하고 농업인들은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과 상생이 절실하며 인식개선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광주시지부의 생존전략을 다시 짚었다.

그에 따르면 광주시지부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종합금융센터로서의 역할을 한데는 국고 유출이 없는 순수 100% 농업인들로 구성된 토종 금융 사업으로 지역민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트랙터 구매 경비를 지원하고 저온창고 시설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 협력사업을 꾸준히 늘려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오는 4월 예정된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와 관련해서는 “건전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며 “일각에서 제기된 조합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역에서 명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조합장 선거 출마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합원으로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이 지부장의 모습에서 인생 2모작을 가꾸는 설렘이 느껴진다.

광주=한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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