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물류협회, 기자회견 열고 강력 반발
지난해 택배사업 진출을 선언(본보 2014년 10월24일자 8면 보도)한 농협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택배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업체는 농협이 택배사업에 뛰어들 경우 단가인하 경쟁을 부추겨 업계가 공멸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20일 오후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공룡 농협이 단가경쟁을 부추겨 택배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농협이 택배사업 진출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CJ대한통운, 한진택배 등 20여개 업체 대표 등 임원진이 참석했다.
협회는 “2000년 초반 건당 4천700원대였던 택배요금이 2천400원대로 떨어져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데 농협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택배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택배시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공공성을 띤 기관인 농협이 택배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민간 택배시장에 다시 한번 단가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민간 택배사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엄격한 증차 규제를 받지만 농협은 우체국이 우편법을 적용받는 것처럼 농협법에 따라 각종 세제감면, 규제 예외적용 혜택, 보조금 지원 등에서 불공정한 특혜를 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협은 우체국 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중단해 택배사업에 진출한다고 하지만 중단되는 물량은 택배시장 전체 물량 중 0.006%에 불과하다”며 “단지 0.006%를 위해 거대 자본을 투자해 3년 안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는 농협의 속내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택배사업 진출 타당성을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택배진출과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택배 참여방식, 운영전략, 시너지창출 방안, 경영안정화 가능성 등을 검토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예정이며 택배업계가 우려하는 가격인하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약 3조7천억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농축산물 택배물량은 10%인 3천7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농협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국감에서 낙후한 농촌의 택배발전을 이끌고, 직거래를 통한 농업인의 농축산물 판매가 확대되는 동시에 우체국의 주5일제 시행 등에 따라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농산물 직거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택배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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