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등 유실물 매달 200여건 ‘적반하장 민원인’ 되레 도둑의심 난감한 직원들 마음에 ‘상처’
지갑 안에 분명히 현금이 10만원 넘게 있었는데 왜 없어요?”
경기지역 기차역ㆍ지하철역에서 고객들의 분실물을 되찾아주기 위해 유실물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의 적반하장격 민원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경기지역 주요 역사에 따르면 가방이나 지갑, 노트북, 휴대폰 등 센터에 접수되는 유실물은 매달 100~200여건에 달한다.
이 같은 유실물은 일주일간 센터에서 보관되며, 주인이 찾아오지 않을 경우 경찰로 이관되고 나서 6개월간 추가 보관된다.
유실물센터를 통해 상당수 물건이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직원들을 도둑으로 의심하거나 찾아도 나오지 않는 물건을 지속적으로 찾아달라며 역정을 내는 막무가내식 민원인들 탓에 직원들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
수원시 S역 유실물센터 직원 A씨는 지난달 한 고객의 지갑을 찾아줬지만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의심을 받았다.
A씨는 “지갑 주인이 현금이 10만원 넘게 들어 있었는데 왜 만원 뿐이냐며 화를 내 난감했던 일이 있다”며 “업무에 충실했을 뿐인데 고객들로부터 의심을 받으면 아무래도 속이 상하는 게 사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어 “며칠 걸러 한번씩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승강장에 지갑을 떨어뜨렸다는 신고를 받고 직원이 출동해 주인에게 돌려줘도 의심받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 혼자보다는 두명 이상이 함께 출동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유실물센터에 수거되지 않은 물건을 찾아달라고 계속해서 윽박지르는 고객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 B역 관계자는 “간혹 역사를 이 잡듯이 뒤져도 나오지 않은 물건을 ‘분명히 여기서 잃어버렸는데 왜 못 찾느냐’고 화를 내는 고객들도 있다”며 “신고나 수거가 되지 않아 센터에 없는 물건을 되돌려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유실물이 접수되면 홈페이지, 해당 역사 게시판에 공고하는 등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물건을 잃어버린 고객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직원들의 애환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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