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소아 장염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각종 장염 환자들의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노로, 로타, 아데노. 낯설기도 하고 낯익기도 한 이름의 각종 바이러스들과 기타 장염의 원인들이 우리 아이들의 장을 해치고 있고, 그로 인한 부모와 우리 아이들의 고생 또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장염과 동반되는 치료나 처치에 있어 흔히 경험하게 되는 몇 가지 오해와 행동들이 있어 살펴보려고 한다.

‘장염이면 우유나 분유 먹으면 안된다?’ 흔히, 영유아에서 장염이라고 하면, 분유나 우유는 금하고 초기부터 쌀미음만 혹은 특수분유만 먹이는 경우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구토가 반복되는 경우에는 위장관에도 어느 정도의 휴식을 줄 필요가 있지만, 구토 증세가 호전되고 설사 증상만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정상적인 영양을 하는 것이 손상된 장점막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물론, 영아에서 급성 장염 후에 발생하는 이차성 유당 불내증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유당 제한을 위해 유당이 포함된 유제품을 감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급성 설사나 연장아에서까지 굳이 유제품 제한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

‘장염에서는 이온 음료가 도움이 된다?’ 영유아 장염에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탈수이다. 탈수 치료에 있어서 의사들이 권유하기도 하는 경구 수액제는 (필자는 이마저도 굳이 권하지 않는다.) 흔히들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포츠 이온 음료가 아니다.

Oral rehydration solutins(ORS)는 저개발 국가 등에서 탈수에 의한 사망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시판되는 음료수는 전해질의 농도가 낮고 당질의 농도가 너무 높기 때문에 장염 환자에게 경구용 수액은 부적당하다.

‘장염은 저절로 낫는 병?’ 아마도 대한민국에서는 단순 장염으로 인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되는 것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장염이 가벼운 질병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우리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대한민국을 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쉽게 병원에 찾아갈 수 있고, 빨리 수액처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아프리카 혹은 소중한 저쪽 너머 우리 동포의 아이들이 탈수로 고생하는 이유가 반드시 이름도 거창한 질병들 때문만은 아니다. 위장관을 침범하는 심각한 질병의 초기 증상들 또한,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전형적인 장염 증상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구토나 발열과 복통 등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에 의한 진료와 검사가 필요하다.

‘장염에서 지사제의 사용은 필수?’ 필자도 단기간의 단순 설사로 고생할 때는, 지사제를 스스로 찾기도 한다. 하지만 영유아 장염에서 설사의 양과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지사제의 사용은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지만, 바람직하지도 않다. 장염의 치료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은 국내의 경우 probiotics와 아연 정도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한평생을 사는 동안 수도 없이 걸리게 되는 장염이다. 장염에 대한 오해가 아닌 누구나 알고 있는 진실 한가지. 장염의 예방에는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들 모두 어렵지 않은 상식의 실천을 통해 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용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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