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크림빵 뺑소니 자수’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피의자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자수한 것 같지 않다”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 강태호씨(58)씨가 “(피의자를)절대 용서 못한다”고 30일 말했다.
피의자가 자수한 지난 29일 밤 흥덕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한 사람을 위로해주러 왔다”며 용서의 손길을 내밀었던 모습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강씨는 이날 오전 청주 흥덕구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의자나 그 가족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식으로 변명을 하느냐”면서 분개했다.
전날 오후 11시8분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 허모씨(38)는 ‘왜 도주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엇에 부딪친 것은 알았지만,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답변했다.
허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강씨는 “충격 직전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왔다는데 어떻게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하나”라며 “이는 엄연한 살인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수하기 전 자기가 스스로 살길(변명)을 찾은 것 같다”면서 “피의자의 그런 해명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아들 키가 177㎝의 거구였는데 이를 조형물이나 자루로 인식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도로에 조형물이 있는 줄 알았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며 반문했다.
이어 강씨는 “양심껏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 그러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발 진정으로 뉘우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자신이 아들이 숨진 사고 현장에 횡단보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청주시에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건너는 도로에 변변한 횡단보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반성해야 한다”며 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은 사고 후 허씨가 차량 부품을 직접 구매한 뒤 음성 부모 집에서 차를 수리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고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중에 뉴스를 통해 (자신이)사람을 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피해자 강씨는 화물차 일을 마치고 임신 7개월 된 아내가 먹을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중 뺑소니 차에 치며 숨졌다.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숨진 강씨는 ‘크림빵 아빠’로 부르며 용의자 색출에 나섰고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해당 경찰서에서는 특별 수사본부가 꾸려지는 등 피의자 검거에 힘을 보탰다.
한편, 청주 흥덕경찰서는 30일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허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 차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씨는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자신의 윈스톰 차량을 몰고 가다 강모(29)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다.
정자연기자
사진=‘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크림빵 뺑소니 자수’, 30일 새벽 청주흥덕경찰서를 찾은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강모(29)씨의 아버지 태호(58)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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