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37득점… 삼성, 시즌 10승 신고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다음 달 5일 막을 내린다. 이후 농구를 계속 할 6개 팀은 사실상 정해졌다. 1~3위는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서울 SK, 4위 고양 오리온스, 5위 창원 LG, 6위 인천 전자랜드다. 부산 kt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실낱같은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자랜드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6경기씩 남겨 놓은 상황에서 승차가 3경기 넘게 난다. 반면 6강끼리의 순위 싸움은 이제부터다. 설 연휴에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PO 대진표를 좌우한다.
설 연휴 첫 날인 18일에는 2경기가 열렸다. ‘잠실 라이벌’ 삼성과 SK, 그리고 플레이오프 매직넘버를 줄이고자 하는 오리온스와 전자랜드 간의 대결이었다. 여느 승부처럼 희비는 엇갈렸다. 승자가 있었고 패자가 있었다.
◇ 연대 동문 선후배대결… 김준일에 울고 웃다
20년 전 ‘농구대잔치 스타’였던 연세대 동문 선후배가 프로 사령탑이 돼 펼친 6번째 맞대결이었다. 앞선 5경기에선 문경은 감독이 모두 웃었지만, 이번만큼은 이상민 감독이 웃었다. 이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경기에서 문 감독의 SK를 81대71로 눌렀다. 삼성은 이로써 3연패에서 벗어났다. 동시에 시즌 10승(38패) 고지를 밟았다. 9위 전주 KCC(11승37패)와의 격차는 1경기. 남은 정규리그 6경기에서 얼마만큼 승수를 쌓느냐에 따라 탈꼴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더는 내려갈 곳도 없으니 즐기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바람대로 삼성 선수들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SK를 압도했다. 특히 신인 김준일의 활약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양팀 최다인 37점을 쓸어담으며 승리에 앞장섰다. 김준일이 이날 기록한 37점은 올 시즌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종전 기록은 울산 모비스 포워드 문태영이 지난해 12월10일 kt를 상대로 기록한 34점이었다.
김준일은 경기가 끝난 뒤 “우선 팀의 연패를 끊은 게 기쁘다”며 “최근 슛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신경을 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김준일은 리바운드도 13개나 잡아냈다. 이 역시 프로데뷔 이후 최다였다. 그는 “리바운드를 비롯해 궂은 일에도 집중하고자 노력했다”며 자세를 낮췄다. 삼성은 김준일 외에도 이호현(14점ㆍ6어시스트)과 키스 클랜턴(11점ㆍ15리바운드)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반해 SK(32승15패)는 5연패에 빠졌다. SK가 5연패를 당한 것은 1,112일 만의 일이다. SK는 지난 2012년 1월15일 전자랜드 전을 시작으로 그해 2월2일 모비스전까지 5경기를 연달아 패한 바 있다. 문 감독은 이날 변칙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D리그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슈터 김건우를 출전 명단에 포함시킨 것. 최근 침묵을 거듭한 외곽 공격의 숨통을 트려는 조치였다.
김건우는 3점슛 4개 포함 팀 내 최다인 18득점을 기록하며 문 감독 기대에 부응했지만,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문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들의 조급함이 경기를 그르친 것 같다”며 “나부터 반성하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준일에게 대량실점을 한 것에 대해선 “김민수와 최부경을 붙여봤지만,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봉쇄에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 오리온스 플레이오프 매직넘버 ‘1’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둔 두 팀이 만났다. 승자는 오리온스였다. 오리온스는 이날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트로이 길렌워터(28점)를 앞세워 전자랜드를 79대74로 제압했다. 이로써 4위 오리온스(27승22패)는 정규리그 남은 5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6팀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
오리온스는 전반까지 38대40으로 뒤졌다. 하지만 3쿼터에 3점슛 4개를 집중시키며 추격을 시작, 쿼터가 끝날 때는 64대56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진 4쿼터에서는 시작부터 터진 길렌워터의 득점포로 경기종료 4분여를 남기고 74대62로 달아났다. 오리온스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전자랜드의 반격으로 76대72, 4점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이현민이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위기를 넘겼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반성할 게 많은 경기였다”며 “후반 들어 수비가 정돈돼 속공찬스를 만든 것이 승리 요인이긴 하나 경기 마무리 과정에서도 상대 압박 수비에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전자랜드(24승24패)는 외국인 주장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다. 테렌스 레더가 39분을 뛰며 25득점 하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승패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오늘 선수들은 열심히 해줬다”며 “시즌이 끝나가는 시점인데 포웰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정영삼의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포웰의 복귀 시점에 대해 “ 경과를 지켜보면서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 이르면 21일 동부와의 경기부터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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