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들 당장 확충할 공간예산도 없어 장기화 불가피 학부모 “시교육청 수요예측 잘못… 억지로 학원 보내야”
인천 송도·청라 등 신도시지역의 일부 초등학교가 돌봄교실 부족 현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학교의 돌봄교실을 당장 확충할 수 있는 공간과 예산도 없는 상황이어서 문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2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송도·청라 등 신도시지역 내 5개 초교에서 돌봄교실 부족 현상에 따른 학부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돌봄교실은 학교 내 마련된 별도의 교실에서 저소득층·한 부모·맞벌이 가정 학생 등을 방과 후부터 돌봐주는 제도이지만, 민원이 접수된 이들 학교는 돌봄교실을 운영할 교실 수가 부족해 이용을 희망하는 학생 전부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연수구 송도동의 A 초교는 2개 돌봄교실에 모두 45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나, 2배에 달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절반가량은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인근 B 초교는 추첨을 통해 저소득층(1순위)·한 부모 가정(2순위) 학생은 모두 수용한 반면, 3순위인 맞벌이 가정 학생 20여 명은 예비번호를 받고 대기 중이다.
이처럼 송도·청라 등 신도시지역 내 일부 초교가 돌봄교실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방도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들 학교는 이미 학급당 학생 수가 원도심지역 학교에 비해 5명 이상 많을 정도로 교실 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당장 돌봄교실을 운영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특히 교육부가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돌봄교실 관련 예산 6천600억 원이 전액 삭감돼 공간 확충에 대한 예산 확보도 어려울뿐더러, ‘인천시교육감 소속 근로자의 채용 등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돌봄전담사의 정원이 정해져 있어 이를 충원하려면 인력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열어야 하는 등 절차도 복잡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초부터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시교육청을 두고 학부모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A 초교의 한 학부모는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없다면, 맞벌이 가정은 퇴근 전까지 아이를 억지로 학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며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시교육청의 의지는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보통 5월 이후부터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는 등 변수가 많아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른 시일 내 수요 조사를 다시 해 신도시지역 돌봄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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