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백신 접종’ 강화 또 구제역… ‘방역당국’ 4년전 악몽 망각

의심신고 장화리 양돈농가 효능 논란 ‘구형백신’ 접종 한 돈사에서 연이어 발병

신형 백신도 못믿는 판에 어떻게 구형을… 농민 원성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강화 양돈농장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 양돈농장 돼지에게 접종한 백신이 일명 ‘물백신’ 논란을 빚은 구형백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강화군 축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추가 접수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양돈농장의 어미돼지 4마리와 새끼돼지 28마리 등 모두 32마리를 다음날 살처분했다.

이 양돈농장은 앞서 지난달 26일 어미돼지 1마리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아 전체 돼지 889마리에 대해 백신을 접종했다.

그러나 이 농장 돼지에게 접종한 백신(일명 다가백신·O1 Manisa, A Malaysia97, Asia1 Shamir)은 축산농가들로부터 효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온 일명 ‘물백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농장은 돈사 두 곳에서 돼지 889마리를 사육 중이었으며, 모두 5일전 구형백신을 접종했으나 한 돈사에서만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구제역이 걸린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접종 후 백신 항체 형성주기인 2주∼3주 후에나 구제역 방어능력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백신을 접종한지 5일이 지난 후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구형백신의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나자 정부가 새로 수입한 신형 백신(O 3039)도 효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돈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축산인 A씨(65)는 “효능에 문제가 제기돼 논란을 빚었던 구형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강화지역은 4년전 구제역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역 당국이 구형백신을 접종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축산 관계자는 “구제역 파동으로 신형 구제역 백신 공급에 문제가 있어 구형 백신을 접종했지만, 항체형성 주기인 2주∼3주를 기다려 봐야 효능에 대한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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