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쓰고 버려 ‘시민의식 아웃’
길을 걷다보면 ‘테이크아웃(Take-out)’용 일회용컵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음료를 구입해 가지고 다니며 마시기 위한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회용 종이컵 사용량도 나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들도 버렸는데 뭐 어때’라는 생각으로 이를 길가에 슬쩍 내려 놓고 있어, 거리마다 일회용 컵이 나뒹굴고 있다.
2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인근 골목에서는 함께 길을 걷던 여대생 3명 중 1명이 도로 가장자리에 조성된 화단 경계석 위에 다 마신 일회용 종이컵을 아무렇지 않은 듯 내려놓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이 곳에는 일회용 종이컵 대여섯개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비슷한 시각 영통구청 뒷편 인도에서도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 등 음료를 마시다가 이를 벤치에 그대로 두고 떠났다. 이후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같은 자리에 컵을 내려놓고 지나갔고 이후 10분도 채 되지 않아 3개였던 일회용 종이컵은 7개로 늘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한 대형 마트 인근에서도 아이와 함께 나온 주부들이 들고 있던 일회용 종이컵을 철제 쓰레기통 위에 그대로 올려놓고 갔고 바람이 불자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펄프의 8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국민 1인당 한해에만 종이 150여kg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일회용 종이컵은 한 해 120억개 이상이 사용되며 이렇게 종이컵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13만2천t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사무실이나 학교 등에서 텀블러 등 다회용컵을 사용하자는 ‘위더컵(WITH A CUP) 캠페인’ 등의 운동도 확산하고 있으며, 커피전문점들 역시 자신의 컵을 가지고 음료를 구매하면 100~600원의 할인을 해주는 등 일회용컵 사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푸른경기21 실천협의회 관계자는 “일회용 종이컵은 종이가 수분을 흡수하지 않도록 내부에 폴리에틸렌으로 코팅처리가 돼있어 전용 수거함에 분리수거를 해야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무분별하게 버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장 좋은 것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겠지만 부득이 사용하게 된다면 제대로 분리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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