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30大기업 계열사
전년比 직원 고작 1.3% 늘어나
대내외 악재…고용창출 소극적
정규직 1% 늘때 계약직 4.2%↑
일자리증가율 함께 ‘질’도 퇴보
취준생 93% “구직활동 압박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난해 고용 창출 수준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 2곳 중 1곳이 채용 계획이 없는 가운데 이 같은 대기업의 행보에 청년 구직자들의 불안감마저 심화되고 있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 274개 계열사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02만3천574명으로 전년(101만868만명)보다 1.3%(1만2천70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으로 2012~2013년 증가율인 1.6%보다도 낮아졌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특히 고용형태별로 볼 때 정규직은 93만6천230명에서 94만5천810명으로 1.0% 증가한 데 비해 계약직은 7만4천638명에서 7만7천764명으로 4.2%나 증가했다. 고용 증가율과 함께 고용의 질도 떨어진 셈이다.
기업별로는 신세계(8.6%), 현대차(5.5%), 현대백화점(5.1%) 세 곳만 5%대가 넘는 고용 증가율을 보였다. 대우건설(-13.1%)과 동부(-11.3%)는 반대로 고용 감소율이 10%를 넘었다. 이 같은 현상은 내수 부진과 엔저 현상 등 국내ㆍ외 경기 불황 요인이 겹치며 대기업조차 고용 창출에 소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상장 중소기업 764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9.4%가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대기업ㆍ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같은 날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2%가 ‘구직활동을 하며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언제 취업될지 모르는 막연함’(81.3%ㆍ복수응답), ‘공고를 찾아봐도 지원 가능한 곳이 없다’(53.9%) 등이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채용이 약화된 현실에 양질의 일자리인 대기업 고용이 늘지 않은 건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고용을 확충하려는 정부의 독려가 무색해 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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