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꼭 취업” 희망의 발길… ‘최저임금 박봉’ 좌절의 발길

[현장&] 중부고용노동청 인천고용센터 ‘구인·구직 만남의 날’

▲ 8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고용센터 6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행사장에서 취업 설명회 뒤편의 구직자들이 구인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장용준기자

8일 오후 2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산하 인천고용센터 6층 대회의실. 센터 주관으로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장엔 직장을 구하고자 5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하지만 행사장 곳곳에 내건 기업의 구인 안내를 보던 시민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행사에 참여한 5개 기업 중 2곳이 낸 구인 공고에 적힌 급여가 고작 시급 5천580원에 불과해 현행 최저임금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저임금보다 120원 많은 급여를 제시한 한 업체는 아예 2교대 근무라는 좋지 않은 근무조건이어서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시민은 근무 성격이나 조건, 환경 등 자세한 기업 정보를 확인하기도 전에 급여 조건 등만 확인하고 그대로 발걸음을 돌렸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업체별 면접 시간. 면접 담당자가 이력서를 낸 여러 구직자의 이름을 외쳤지만, 메아리에 그쳤다. 일부 구직자가 이력서를 접수한 뒤 열악한 급여조건 탓에 잠시 고민하다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한 구직 희망자 A씨(44)는 “노동청 고용센터에서 마련한 일자리여서 기대하고 왔지만, 생활정보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수준의 회사만 있어 크게 실망했다”면서 “대부분 아르바이트 수준이어서 상당수 구직 희망자의 생각과 전혀 맞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고용센터의 구인·구직 관련 행사가 구직 희망자의 눈높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사업자 등록, 4대 보험 가입 여부, 최저임금 이상 지급 등 구인조건을 갖춘 업체를 선정,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참여업체 중 상당수 기업이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것은 물론 처우가 좋지 않고 강도 높은 근무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센터가 구직 희망자의 눈높이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소개해주지 못하는 셈이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매주 업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행사를 열고 있다. 청년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일자리를 연결해주다 보니 급여 조건이 좋지 않은 곳도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더욱 고용조건이 좋은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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