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경기도청 벚꽃 축제

김동식 경제부 차장 ds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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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기도청 벚꽃 축제를 다녀왔다. 경기도청을 10년 가까이 출입하면서도 정작 축제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지만 주말을 이용, 집 사람과 바람을 쐬러 갔다.

도청 근처에 차를 대로 도청으로 가는 길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활짝 핀 벚꽃도 하얀색으로 팔달산과 도청을 감싸고 흩날리면서 봄날의 따스한 온기를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벚꽃을 보려 도청으로 걸어가는 길은 다소 불편했다. 도청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은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뿐 아니라 축제를 겨냥한 노점상들이 인도를 가득 채운 채 영업 중이었다. 곳곳에서 소주나 막걸리를 팔기도 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수원역 일대에서 골뱅이와 홍합을 팔던 포장마차도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본 포장마차여서 잠시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던 옛 기억도 났지만 보기에는 좋지 않았다. 인도를 점령한 노점들로 인해 올라가는 길이 비좁아 사람들과 부딪히며 슬로모션으로 도청을 올라갔다. 화려한 벚꽃 축제의 티였다.

이때 예전에 이태원에 놀러 갔을 때가 생각났다. 노점상에서 떡볶이는 먹으면서 본 그곳이 노점들은 동일한 크기의 외관과 같은 디자인으로 질서 정연하게 길거리에 배치돼 있었고 노점별로 등록 번호도 있었다. 깔끔했다. 그리고 영업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용산구청에서 노점상들을 양성화한 결과물이었다. 불법이지만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온 사람들인 만큼 이들을 위한 나름대로의 공식화였던 셈이다.

벚꽃 축제에 있던 노점상이나 모두 생계를 위해 길거리로 나온 사람들이다. 먹고살기 위해 길거리에 좌판을 벌이고 천 원, 이천 원짜리 물건을 판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장사진을 펼쳤던 노점들은 무질서하게 난립,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었다.

도청 축제를 이용해 돈을 벌려 나온 노점상들을 단속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모두들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걸어 다니는 길을 막고 나를 불편하게 했다고 그 사람들에게 비난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사전에 축제를 준비하면서 등록을 받는 방법도 생각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사전에 등록을 받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내년에도 벚꽃 축제는 또 열릴 것이다. 그때는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식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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