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타선 침묵 속 한화에 영봉패
kt wiz ‘토종 에이스’ 박세웅의 얼굴엔 당혹감이 묻어났다.
낯설다 못해 이런 적은 처음이라는 표정이었다. 3이닝 동안 7피안타(3홈런) 1볼넷 6실점. 24일 넥센전에서 그가 받은 성적표였다. 대전 원정에 나선 SK는 타선이 침묵하면서, 올 시즌 한화와의 첫 만남에서 영봉패를 안았다.
■ kt (3승18패) 2-9 넥센(10승11패)
박세웅은 지난 12일 목동에서 넥센을 한 차례 상대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선발등판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볼넷 2실점했다. 더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나흘 만에 등판이었다. 구위가 평소 같지 않다는 판단 아래 조범현 kt 감독은 박세웅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이날 경기는 닷새 만에 등판이었다. 조 감독은 박세웅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것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넥센 서동욱에 의해 이 같은 기대는 어그러졌다. 서동욱은 이날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 2개를 기록했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서동욱은 1회 첫 타석에서 박세웅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좌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그는 두 번째 타석인 3회에도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25m짜리 투런포를 때렸다. 사실상 승부는 이 순간에 갈렸다.
이후 박세웅은 크게 흔들렸다. 그는 3회에만 홈런 2개 포함 장단 6안타를 얻어맞으며 5실점했다. 그는 3회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김민수에게 넘겼다. 에이스가 무너지자 kt도 맥없이 주저앉았다. 타선은 상대 선발 피어랜드의 구위에 밀려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수비도 실책을 무려 3개나 쏟아내며 자멸했다. 7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송민섭이 4타수 4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조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선발들은 초반 쉽게 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SK(12승8패) 0-2 한화(10승10패)
승부처는 SK가 0대2로 뒤지고 있던 5회초였다. 2사 만루 기회에서 SK 4번 타자 브라운이 타석에 들어섰다. 안타 하나에 동점 또는 역전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브라운은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팬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김용희 SK 감독의 표정도 굳어졌다. 이 경기의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장면이었다.
SK는 이날 6안타와 8볼넷으로 총 14명이 진루했지만, 단 한 명도 홈을 밟지 못하는 극심한 빈타에 시달렸다.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도 무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명기-김성현-박재상이 차례로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 채병용은 5이닝을 6피안타(1홈런) 1볼넷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타선이 침묵해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5이닝)-박성진(2이닝)-권혁(2이닝)이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낚았다. 지난 2경기에서 무안타로 부진한 김태균은 솔로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로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이로써 한화는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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