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을 빼닮은 ‘신들의 이야기’ 속으로

올림포스 神의 탄생부터 에피소드까지 왜곡된 요소 배제한 ‘진짜’ 그리스 신화
유적 사진도 배치… 시각적 재미 더해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 북촌 刊 

우리의 관심 속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옛 이야기들이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다가 밤새기 일쑤고, 본 걸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도 그 중 하나다. 첨단 문명을 누리고 있는 현재, 조금은 믿기 힘든 신들에게 관심이 가는 건 그들의 모습이 개연성 없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나는 우리들의 삶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 은 올림포스 신들이 탄생한 배경과 각 신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일부 왜곡되고 오염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하고 진짜 ‘그리스 신화’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유재원 한국외대 그리스학과 교수는 어릴 때부터 신화를 좋아해 그리스 아테네 대학교에서 유학을 했다.

그러면서 신화가 한낱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사건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신화로 읽는 영화, 영화로 신화> , <그리스> , <그리스 신화의 세계> 등 그리스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그런 그리스 전문가가 말하는 신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인간에게 도움을 빌리는 제우스, 석류 한 알을 먹고 지하 세계와 영원한 인연을 맺은 페르세포네, 인간 안키세스에 반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프로디테, 올림포스의 2인자지만 한 여인을 두고 인간과 경쟁하다 패배하는 아폴론, 남편의 연인들에게 질투의 화살을 쏘는 헤라 등은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친근감과 동질감을 준다.

책은 총 2부 19장으로 구성됐다. 현재 남아있는 신과 관련된 해외의 유적과 유물 사진도 책 곳곳에 배치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또 기원전 8세기 말경 호메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리스의 대표적 서사시인인 헤시오도스가 정리한 신들의 족보도 책 앞 부분에 담아 신들의 관계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다. 한번쯤 이름은 들어본 신들과 얽힌 여러 이야기들을 살펴보다 보면 어느새 그리스 신화의 현장에서 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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